내용요약 미·중 무역갈등에 고용·물가 등 실물지표 부진
소수의견 나오면 8월 인상 가능성 ↑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2일 열리는 가운데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1.50%, 미국은 1.75~2.00% 수준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50%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자료=한국은행, 연방준비제도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7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내외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 시그널이 나올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10일 발표한 7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178명)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월(93%·186명)보다 소폭 줄어들었으나 기준금리인상을 점친 이들은 11명에 그쳤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1.50%로 8개월째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사이 미국은 기준금리를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1.75~2.0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0.50%포인트로 역전된 상황이며 미국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면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저물가도 여전…고민 길어지는 한은

오는 12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이유는 기준금리를 올릴 대내외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통상 경기 호조가 지속되거나 물가가 급등할 때 경기 안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글로벌 변동성이 커진데다 낮은 물가,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만큼 경기 모멘텀이 좋지 않은 신흥국은 그 타격을 직접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필두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신흥국과 이탈리아 금융시장은 크게 휘청이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에 우리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이 높은데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 그 여파를 고스란히 맞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진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 발표 이후 아직까지 3%대 경제 성장 전망 목표치를 고수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경기 모멘텀이 확연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연내 인상 가능성, 이전보다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4분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다음달 31일 열리는 8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당분간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가동이 어렵다. 한국 역시 아주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하반기 1회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나 시기는 4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경기 개선이나 인플레이션 견제 목적보다는 금융완화의 정도를 조금씩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축소 목적도 포함될 것”이라며 “내년 기준금리 인상은 1회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발표된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이전보다 낮아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시그널이 나올 경우 다음달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고용지표 부진, 보호무역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지만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 신흥국 금융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는 소수의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일 발표되는 6월 고용지표가 개선될 경우 다음날 있을 금통위 정책 스탠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소수의견이 제시될 경우 8월 금통위 금리인상 시나리오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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