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넷플릭스 통해 190개국 공개…예상 총수익 550억
아시아 편중 드라마 수출시장서 전세계 통하는 콘텐츠 증명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이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은 작품.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동시 방송되고 있다. 40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 돼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자랑했다. 첫 회 시청률 8.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로 tvN 역대 드라마 첫 방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 중이다. ‘미스터 션샤인’으로 본 한국 드라마의 가치를 살펴봤다.

제작비 400억대…총수익 550억 이상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비만 약 4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24부작으로 회당 제작비는 18~19억 원 선이다. ‘미스터 션샤인’은 영화에 버금가는 스케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6000평 규모의 논산 야외세트, 2000평의 대전 실내세트를 비롯해 1만 명에 달하는 보조 출연자가 투입됐으며 컴퓨터 그래픽(CG)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보통 미니시리즈와 비교해도 촬영 기간이 2배 이상 걸렸다. 지난해 9월 촬영을 시작한 ‘미스터 션샤인’은 오는 8월까지 약 1년간 이어질 예정이다.

총 수익은 550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미스터 션샤인’ 방영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1일 공시했다. 공시 기준이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약 2868억 원)의 10% 이상인 것을 고려했을 때 계약금은 적어도 2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스터 션샤인’이 24부작인 걸 감안하면 회당 12억 원 이상을 받은 셈이다. tvN(CJ E&M)으로의 방영권 판매로 약 220억 원을 벌었으며 국내 VOD 30억 원, 간접광고(PPL) 수익은 20억 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OST, 리메이크 판권 등 부가수입과 중국 내 수출까지 이뤄지면 매출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보편적 정서…넷플릭스와 손잡고 전 세계로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와 손잡고 전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TH 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내려진 한한령(限韓令ㆍ중국 내 한류 금지령)의 여파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태. 중국을 염두하지 않고 세계 최대 동영상 유통 플랫폼 넷플릭스와 방송 판권 계약을 맺었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미국 포함한 영어권 지역 190여 개국(일본 8일·유럽 및 남미 등은 19일)에 동시 공개됐다. 중국 시장이 막힌 국내 제작사 및 방송사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시청층을 넓혔을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이 더욱 쉬워졌다.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넷플릭스 입장에선 전 세계에서 영상물 콘텐츠 소비가 큰 한국 콘텐츠를 확보, 윈윈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류스타 이병헌과 충무로 신데렐라 김태리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등이 힘을 보탰다. 첫 사극에 도전한 김은숙 작가는 우리 민족의 사랑, 우정 등 보편적인 정서를 그렸다. 여기에 기존의 로코물에서 보여준 ‘김은숙표 달달 오글 대사’도 담아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병헌은 “역사를 다뤄 정치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결국 드라마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보편적인 정서가 사람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줄 것”이라며 “우리나라 역사 및 문화, 정서를 몰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출 지역 다변화로 영향력 강화

드라마는 한류 열풍의 진원지나 다름없다. 방송 콘텐츠 수출의 80% 이상이 드라마에서 나온다. 지난해 방송 콘텐츠 수출 금액은 전년 대비 20% 급성장한 49억 3390만 달러, 한화로 5조원을 넘어섰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년 사이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거나 사전제작된 드라마가 많이 등장했다. 덕분에 내수 시장이 커지고 수출 실적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국내 드라마 수출시장은 여전히 아시아에 편중돼 있는 경향이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17 한류백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콘텐츠 수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94.6%에 달했다. 지상파 콘텐츠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상위 5개국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모두 아시아 나라들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미스터 션샤인’은 단순히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만 소구력이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 전 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콘텐츠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tvN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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