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적자행진 여전…불매운동 등 오히려 복직 늦출 것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30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해결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섣불리 전원을 복직시키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해고자들이 쌍용차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정상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도 숨기지 않고 있다.

11일 쌍용차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방문 중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 그룹 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힌드라 회장에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현장 경영진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알려졌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이달 초 서울 대한문 앞에 다시 분향소를 만들고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쌍용차지부 "전원 복직 약속 이행하라"

문 대통령이 인도에서까지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거론한 이유는, 노동계가 최근 다시금 해고자 복직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3일 서울 대한문 앞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2013년 분향소를 평택 공장 앞으로 옮긴지 5년여 만이다. 지난달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자 故 김주중씨를 추모하기 위해 다시 분향소를 옮겨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해고된 165명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현재 쌍용차 노조는 당시 민주노총에서 탈퇴한 조직으로, 쌍용차 지부와는 따로 운영 중이다.

쌍용차지부는 사측이 약속한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쌍용차지부는 2015년 12월 쌍용차노조와 사측 등 노·노·사 와 협상을 통해 해고자 복직 및 법적 소송 취하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지부는 사측을 향한 쟁의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시 쌍용차지부가 사측을 향한 쟁의를 시작한 것은 2017년 8월부터다. 사측이 합의 당시 2017년 상반기까지 복직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지만, 복직자가 여전히 희망자의 20% 수준인 37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G4렉스턴 등 성공으로 간신히 평택공장 가동율을 올리고 있지만, 코란도 C와 투리스모 등 노후 모델이 많은 탓에 정상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평택공장 G4렉스턴 조립 라인.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 "해고자만 부를 수 없어…조금만 기다려달라"

사측은 해고자들의 강경한 전원 복직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초 합의가 충원 인원 중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신규 채용자를 3대3대4로 채우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쌍용차가 남은 해고자 120여명을 전원 복직시키기 위해서는 500여명을 새로 충원해야한다. 2017년 말 기준 쌍용차 직원 숫자는 4878명. 무려 10%를 넘는 숫자다.

해고자만 우선 복직시킬 수도 없다. 2009년 당시 희망퇴직자만 1666명이다. 새로운 반발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신규 채용이 불가능해지면서 또다른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해고자들은 쌍용차가 티볼리과 렉스턴 스포츠 등 판매 호조로 복직에 필요한 충분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 실적은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다시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2017년 영업손실이 653억원이나 된다. 당기순손실도 658억원에 달했다.

평택공장 가동율도 여전히 60%를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해고자측에서는 G4렉스턴과 티볼리 등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코란도 투리스모와 코란도C 등 노후화된 모델을 생산하는 라인은 힘겹게 운영 중인 실정이다. 그나마도 티볼리는 수익을 최소화한 탓에 판매량 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려면 또다른 희생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합의에 따라 해고자 복직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 차세대 코란도 등 출시가 예정된 만큼,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해고자 쟁의 활동, 오히려 복직에 독 될 것"

일각에서는 해고자들이 오히려 사측을 공격하면서 복직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쟁의 활동을 통해 쌍용차 이미지를 실추하는 것뿐 아니라, 불매운동까지 벌이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논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해고자 전원을 복직하기 위해서는 공장 가동율을 크게 높여야 하지만, 대내외 사정으로 판매량을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해고자들 일부가 불매운동까지 벌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면 오히려 정상화를 방해하고 복직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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