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볼트EV 국내외서 뜨거운 반응..."中 폐쇄정책도 완화될 것"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LG화학의 배터리사업이 주력제품인 볼트EV의 약진과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체계 구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기업의 고공행진에 맞서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11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중국 기업에 밀려 지난해 2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사진=LG화학

11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올들어 5월까지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무려 5개 기업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CATL은 4311.1MWh로 부동의 1위였던 파나소닉(4302.5MWh·2위)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성장률은 무려 348.9%였다. BYD(2424MWh)는 전년 대비 158.4% 성장하며 3위에 올랐고, 파라시스(Farasis·1078MWh·7위), 구오쏸(Guoxuan·672.4MWh·9위), EVE(612.4MWh·10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LG화학은 2125.6MWh로 4위를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출하량(1558.9MWh)보다 36.4%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중국 업체에 밀리며 순위는 두 계단 내려앉았다. 시장점유율 역시 9.1%로 전년 13.2%에 비해 4%이상 하락했다.   

中, 전기차 배터리시장 40% 차지

이처럼 중국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 한 것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2016년말부터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 등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세계적 전기차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이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이유다. 

GM 본사는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쉐보레 전기차 볼트EV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사진=한국지엠 

LG화학이 중국 기업의 급속한 시장잠식에 고전하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제너럴모터스) 본사는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볼트EV의 생산량을 4분기에 약 20% 늘리기로 했다. 

볼트EV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만6004대가 판매됐다. 특히, 미국에선 2만3297대가 팔려 판매량 1위 테슬라 모델S(2만7060대)를 맹추격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에서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글로벌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상반기 기준은 전년 대비 약 40%가량 늘었다.

특히 한국 시장 반응이 뜨겁다. 국내에서 볼트EV의 상반기 판매량은 3122대로 지난해 총 판매량 563대보다 6배 가까운 실적을 작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1673대가 팔려 5월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 핵심 원재료 확보에 성공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 수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캐나다 네마스카리튬과 수산화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 리튬'의 안정적 수급 체계를 확보했다. LG화학은 2020년 하반기부터 매년 7000톤의 수산화 리튬을 5년간 공급받게 된다. 7000톤 규모는 고성능 전기차(한 번 충전으로 320km이상 주행 가능) 기준 약 14만대 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세계 1위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 구체 및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의 안정적 수급 체계를 확보하기도 했다.

유지영 재료사업부문장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 리튬 수급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안정적인 배터리 원재료 공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 수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측은 중국 기업의 성장이 위협적인 것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투자를 꾸준히 하는 데다 향후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제한이 풀리고, 자국 기업에 대한 특혜 정책이 폐지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성장은 위협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희일비하고 있지 않다"며 "LG화학은 현재보단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7년말 기준으로 42조원의 수주 잔량은 3세대 고용량 배터리가 양산되는 2020년 이후 실행할 것이다"며 "현재로썬 물량을 잘 관리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폐쇄적인 정책을 도입했지만, 향후 많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 매출 목표 7조원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은 "중국이 자국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 국외 기업과 차별 대우를 하면서 세계적 기술력과 간격을 많이 좁혔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이러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선 중국과 간격을 더욱 벌리도록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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