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잇단 거래소 해킹 소식에 발목 묶인 가상화폐
규제·명확성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 불안만 가중
11일 오후 3시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354.83달러(약 711만원)까지 밀렸다. 7월 들어 오른 상승폭을 모두 되돌림한 모습이다./사진=코인마켓캡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가격이6000~6500달러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에 규제나 개혁이 나오지 않는 이상 지난해와 같은 상승장은 지속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3시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354.83달러(약 7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 가격인 6881달러(약 770만원)에서 이틀만에 600달러 이상 가격이 급락했다. 빗썸 기준 비트코인 가격도 714만원으로 70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이달 들어 오른 상승폭을 모두 되돌림한 모습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이스라엘 가상화폐 거래소의 해킹 소식에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 방코르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보안 문제로 플랫폼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한다”면서 “시스템 점검을 통해 곧 상세한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방코르는 150억원 어치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일반적인 중앙집권형 거래소와는 달리 개인이 직접 거래소 지갑의 프라이빗 키를 가지고 있다. 방코르는 스마트 계약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취약 점이 드러나며 법인 계좌에서 코인이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거래소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탈중앙화 거래소의 해킹 소식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상화폐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에 규제나 개혁이 없이는 지난해 말과 같은 상승장을 다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신규 유입이 줄어들고, 결국 가상화폐 시장은 ‘고인 물’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암브로시노 브라더스의 토드 콜빈 애널리스트는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랠리(Rally)에 성공하려면 보안, 규제 및 접근성과 같은 요인에 보다 명확성(Clarity)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상승장으로 가기는 매우 힘들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특히 잇단 거래소 해킹 소식은 시장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콜빈은 지적했다. 지난달 국내 1위 거래소 빗썸을 포함해 코인레일이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해킹 피해를 입었고 매년 해킹으로 인한 피해 규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킹 소식 이후 가상화폐는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콜빈은 “지금 정부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정의하거나 정량화하려는 방법조차 모른다. 가상화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호막 아래 놓여있지도 않다”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은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불 캐피털의 조 디파스칼레 최고경영자(CEO) 역시 “규제와 명확성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많은 기관과 거래소가 위험에 처했다”면서 “시장 규제가 명확해지지 않는다면 2019년까지 신규 투자자 유입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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