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이 일으킬 경제적 효과는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이 일으킬 경제적 효과는
  • 김의기 기자
  • 승인 2018.07.1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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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고 있다./사진=레알마드리드 트위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고 있다./사진=레알마드리드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김의기 기자] 선수 한 명이 거대한 리그를 움직인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포르투갈)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다음 시즌부터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활약한다. 유벤투스 구단은 10일(현지시간) “호날두와 4년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 추정치는 1억 유로(한화 1314억원)다. 슈퍼스타 한 명의 이적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돈의 이동에 그치지 않는다. 리그 판도를 뒤흔들만한 지각변동이 벌써부터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호날두 따라 움직이는 ‘빅 머니’ 
미국 장외주식시장 나스닥에 따르면 호날두의 이적 소식이 발표된 직후 유벤투스 주가가 40% 이상 폭등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이제 호날두가 유벤투스 구단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이탈리아 리그 전체의 팬 층과 시청자 수도 급증할 것”이라 내다봤다. 호날두 이적으로 인해 세계의 시선과 자금이 이탈리아로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호날두는 전세계에 걸쳐 3억 2000만 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은 세 번째로 팔로어가 많은 계정”이라고 설명했다. 구단과 스폰서는 선수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그의 SNS 계정을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다. 유벤투스는 호날두 한 명으로 인해 3억 명이 넘는 새로운 팬이자 소비층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자연스럽게 레알 마드리드 팬들도 호날두를 따라 ‘엑소더스(탈출)’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팬의 45%는 아시아, 그 가운데서도 중국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최고 인기 스타는 단연 호날두다. 두 구단 입장에서 ‘VIP’인 중국 팬들의 대이동에 따라 서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스폰서들은 뒤에서 ‘함박웃음’
호날두가 입게 될 유벤투스의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유니폼 가운데는 ‘JEEP(지프)’ 로고가 새겨져 있다. 지프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이지만 모그룹은 영국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이다. 미국 스포츠 스폰서십 분석 전문가인 에릭 스몰우드는 “호날두가 유벤투스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만 이끈다면 JEEP의 미디어 노출 효과는 약 5830만 달러(653억 원)에 이를 것”이라 예상했다. 크라이슬러 그룹이 유벤투스에 매년 지불하는 후원액은 2000만 달러(224억 원)이다. 단순히 하나의 대회를 통해 연간 후원액의 2배를 넘는 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프 외에도 아디다스, 삼성 등 유벤투스 스폰서들이 호날두의 이적으로 벌써부터 혜택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벤투스 구단 역시 그의 이적 발표와 동시에 '7번 마케팅'을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호날두의 이름인 'CRISTIANO'의 'T' 대신 '7'을 넣은 그림을 홍보하고 있으며 유벤투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선 이미 그의 이름을 새긴 7번 유니폼이 판매 중이다. 공교롭게 아디다스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함께 후원한다. 마르카에 따르면 새로운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유니폼은 ‘무용지물’이 됐으나 여전히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었다. 이제 유벤투스 유니폼 판매 수입까지 더해져 아디다스는 선수 한 명으로 양 쪽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유니폼 수입 90%는 구단이 아닌 메인 스폰서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 소식과 함께 이탈리아 유벤투스는 벌써부터 호날두를 상징하는 '7번 마케팅'을 하고 있다./사진=트위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 소식과 함께 이탈리아 유벤투스는 벌써부터 호날두를 상징하는 '7번 마케팅'을 하고 있다./사진=트위터

 
◇호날두 하나로 라리가는 흥행 ‘적신호’ 
부자 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팔면서도 어찌됐든 ‘남는 장사’를 했다. 구단은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8000만 파운드(약 1110억 원)의 이적료를 들여 호날두를 데려왔다. 9년 동안 각종 타이틀을 휩쓴 뒤 노년기에 가까운 33세의 선수를 더 비싸게 파는 수완을 보여줬다. 그러나 호날두가 떠난 뒤부터가 문제다. 현지 언론은 앞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광고 및 중계권 수입이 급속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레알 마드리드는 2016-2017 시즌 6억6500만 유로(8743억 원)를 벌어들이며 프리메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팀이다. 바르셀로나와 합치면 리그 전체 수입의 41.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매출 증대 요인으로 지난 두 시즌 동안 라리가의 중계권 수입이 70% 가까이 늘어난 점을 짚었다. 2017년 라리가 전체 중계권 수입은 1조 6000억 원에 달한다. 리그는 전체 팀에 수익 절반을 공동 배분하고 나머지는 성적과 시청률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당장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수입 하락이 예상된다. 앞으로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31ㆍ바르셀로나)간 라이벌 대결 등 킬러 콘텐츠가 사라진 라리가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니폼 판매 업체 ‘킷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호날두는 메시에 이어 두 번째로 유니폼 판매량이 많은 선수였다. 이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후임자를 물색할 예정이지만 누가 오든 ‘대체 불가’인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기란 힘들어 보인다. 
 

◇호날두가 K리그에 온다고 상상해보면
호날두의 이적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리그의 분위기가 바뀌고 흥행 성패가 갈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에도 호날두 같은 스타가 오거나, 혹은 우리 선수가 호날두 같은 폭발적인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까.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선수를 제품이라고 봤을 때 시장에서 파느냐 백화점에서 파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한국 축구 시장은 유럽과 비교했을 때 파이 자체가 다르다”며 호날두가 당장 K리그 유니폼을 입는다 하더라도 드라마틱한 경제적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현대 스포츠 시장은 양극화되고 있다. 선수 개개인보다는 시장ㆍ브랜드 자체가 좋아야 시너지가 생겨난다”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프로스포츠는 해외 리그에 선수를 공급하는 기지 역할 밖에 못한다. 장기적 안목을 지니고 발전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축구 전문가 역시 “지금은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노리기 때문에 국내 마케팅 투자는 많이 줄어든 추세”라고 꼬집었다. 결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스포츠 시장을 키우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스타를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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