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지영 기자] 공감 증진에 초점을 맞춘 분노충돌조절 치료 프로그램이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의 폭력성과 뇌기능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공감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 2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매주 2회씩 8주간 연구 대상자에게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시행 전후 임상 및 신경심리 검사와 뇌영상 촬영(functional MRI)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가 평가한 △비행 △공격성 △내재화(불안, 우울 등 내면 잠재화) △외현화(과잉 충동 행동 등 표출) 4개 항목 점수가 치료 후 평균 2.8점 감소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해당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비행 성향이 강한 청소년일수록 이러한 결과가 두드러졌다. 비행 성향이 강한 군은 4개 항목이 평균 6.6점 낮아졌다. 반면 비행 성향이 약한 군은 평균 0.9점 감소했다.
이 프로그램은 뇌기능도 개선했다. 뇌영상 촬영 결과, 치료 후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됐다.
전두엽은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다. 두정엽은 상대방의 얼굴표정을 분석해 감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두정엽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즉 두 부위의 활성화는 충동 및 공격성은 줄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졌다는 의미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공감증진 기반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며 “향후 청소년 치료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검증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노조절장애, 충동공격성 문제 등으로 고통 받는 소아청소년, 성인에게 치료 대안을 제시했으며 학교폭력 가해 학생 치료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 Biological Psychiatry)’ 최근호에 실렸다.
김지영 기자 jiyoung9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