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제공=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과 관련, 일부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로 인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주식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2만7000원(6.29%) 하락한 40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선위의 결정이 알려진 12일 장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가격제한폭(9.91%)이 떨어진 데 이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10일 최근 1년간 최고가인 60만원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5월초 분식회계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 3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30만원 후반대에서 40만원 초반대 사이를 오가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도 하락폭은 크지만 40만원대는 지켰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삼바사태'에도 불구하고 다른 바이오주들은 비교적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전날과 동일한 28만8000원, 메디톡스는 전날 대비 2만800원 상승한 82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4만2600원, 신라젠도 소폭 하락한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바이오산업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체의, 그것도 회계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검찰조사 결과와 관련된 모든 이슈는 개별종목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을 전체 섹터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 대장주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라는 불미스런 사태에 휘말린 만큼 업계 전체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선뜻 신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악재가 더해진 셈이라 괜한 우려는 아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관련주들은 뜻하지 않은 주가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 네이처셀이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이자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다음날에도 셀트리온(-2.4), 한미약품(-3.33%), 코오롱티슈진(-7.05%) 등 바이오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제기 때문에 업계 전체 신뢰도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대장주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안타깝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대장주가 문제를 일으켜 동종 업계가 주가 타격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언제든지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는 지난 12일 임시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며 담당 임원 해임권고와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모든 회계 처리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며 행정소송 대응을 예고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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