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판문점 판문각.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북한과 미국이 판문점에서 9년 4개월 만에 장성급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6·25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은 지난 6월에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사항이다. 미군은 지난달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를 판문점으로 이송한 이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6. 25 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협상은 지난 12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실무자들은 회담 당일 '준비 부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불참했고 사실상 미군이라 할 수 있는 유엔군사령부(UNC) 측에 장성급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미국 정부가 '유해 송환 논의를 위한 15일 회담 개최'에 동의해 이날 회담이 열렸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북한 측 판문각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고 북한과 미국은 유해발굴의 송환 시기와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미국 측 대표단에는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이, 북측 대표단에는 미국과 동급(북한 계급상 중장)의 인민군 장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날 유해 송환 외에 종전선언과 비핵화 이행에 대한 언급이 오고 갔을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측의 요구로 2009년 이후 9년 만에 장성급 회담이 열렸다는 점에서 북한이 다른 요구를 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담화)를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의 ‘오락가락 미온적 태도’를 맹비난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장성급 대화채널의 복원을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북미간 비핵화 후속 협상 등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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