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역분쟁 완화와 함께 환율의 하락이 동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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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동우 기자] 무역분쟁 이슈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왔던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연초 경기개선 신호와 함께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도 무역분쟁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로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위해서는 무역분쟁 완화와 함께 환율의 하락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3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7월 중 지난 5일, 6일, 9일 등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외국인은 지난 1월 국내증시에서 한달 간 3조237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던 2월 3조9610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전환한바 있다. 이어 4월 2조2040억원, 5월 3800억원에 이어 6월까지 3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외국인의 총 매도금액은 3조9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함께 코스피도 추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9일 종가기준 2598.19까지 오르며 하반기 코스피 3000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지난 6월 2400선을 내준 데 이어 이달 초에는 2200대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무역분쟁 이슈 소강국면, 강달러 압력 안정도 희소식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G2간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셀 코리아’ 가능성이 대두되던 시점에 매수세로 전환한 것은 미중간 무역분쟁 이슈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과세 품목을 공개하면서 무역분쟁은 장기전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장을 강타할 만한 유효한 이슈는 점차 주춤거리고 있는 상태로 접어들어서다.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시장 반응은 의외로 덤덤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67% 오르며 231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증시에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주가가 추락하면서 코스피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은(PBR)은 0.93배로 저평가 구간에 들어간 상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기습적인 관세 품목 발표로 잠시 놀랐던 아시아 시장은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2000억 달러 관세 부과 현실화에 대한 의문과 중국의 맞대응 카드 소진,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려는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협상전략으로 봐야한다”며 “무역분쟁 이슈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달러 압력 전환 선행돼야”...신중한 반응도 희소식

다만 최근의 반등이 추세전환이라기 보단 일시적 현상이라는 신중한 반응도 감지된다. 국내 증시의 추락은 무역분쟁 뿐만 아니라 원달러환율 강세의 영향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외국인의 매도세가 가장 컸던 지난 2월에는 환율이 1090원대로 치솟은 바 있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매도 규모를 늘려왔으며 이러한 원인을 환율로 판단한다”며 “환율이 급등하여 기술적 하단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추가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지만 하향 안정화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추세가 유지되면 외국인 수급 개선은 여전히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39%(8.91포인트) 내린 2301.99로 마감했다. 기관이 2665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외국인도 455억원 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2890억원 순매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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