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캠퍼스로 스며든 가상화폐...1년 전보다 관련 강좌 3배 늘어
국내선 동국대·서강대·고려대, 블록체인 강좌 운영 중
뉴욕주립대(NYU) 스턴 경영대학(사진)은 최고경영자(MBA) 과정 학생들에게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출처=위키미디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상아탑’으로 옮겨 붙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 뉴욕주립대(NYU)에서 키프로스,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명문 대학교들이 정규 커리큘럼에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관련 강좌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강좌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상화폐 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학교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UC버클리 하스스쿨, NYU 스턴 경영대학,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조지타운대 맥도우 경영대학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등이다.

금융 분야에 특화된 NYU 스턴 경영대학에선 최고경영자 과정(MBA) 학생들에게 ‘디지털 통화, 블록체인 및 금융서비스 산업의 미래’라는 입문 과정을 제공한다. 커리큘럼에 따르면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의 초기 응용 단계에서 현재까지의 역사는 물론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 방법까지 배울 수 있어 관련 법률과 비즈니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영국 명문대 중 한 곳인 런던정치경제대학(LSE, London School of Economics)은 오는 9월부터 가상화폐 투자에 관한 온라인 과정을 개설한다. ‘가상화폐 투자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6주간 진행되는 이번 코스는 가상화폐 지갑 이용법,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분석, 가상화폐 거래소 활용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과 조지타운대 맥도우 경영대학원도 올 가을부터 가상화폐 수업을 개설한다. 조지타운대 이사장 존 제이콥은 “블록체인 교육은 꼭 필요한 교육”이라며 “최고 수준의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튼 스쿨의 케빈 워바흐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실생활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안에 거의 모든 대학이 관련 수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사진)과 조지타운대 맥도우 경영대학원도 올 가을부터 가상화폐 관련 수업을 신설한다./사진=위키미디어

“가상화폐 강의 만들어 주세요” 학생들 요구에 강의 신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수업을 제공하는 대학교는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이 분야에 일찍이 관심이 많았던 이들이라면 대학에서 제공하는 수업이 다소 개념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강좌의 인기는 매우 높아 매 학기 더 큰 강의실로 옮겨갈 정도다.

NYU 스턴 경영대학의 데이비드 예맥 교수는 “지난 2월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과정에서 사용한 첫번째 강의실은 수용인원이 180명짜리 였다. 그런데 다음 학기에 학생 수요가 몰리며 최대인원 225명짜리 강의실로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UC버클리의 던 송 교수는 “학생들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이 매우 귀중한 기회’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아직 강의가 생기지 않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요구로 신규 가상화폐 관련 강좌가 추가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전일제 가상화폐 커리큘럼을 신설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역시 학부생 13명이 주도한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해당 강좌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주도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MBA 2년차 학생인 이타마르 오르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토론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이를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있으며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박성준 교수(왼쪽)와 포스링크 ICBMS 김승기 그룹장(가운데) 및 포스링크 금융사업부 김덕중 부장(오른쪽)이 산학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포스링크

국내에선 동국대·서강대 선두주자…MOOC 이용한 무료 강의 선보이기도

국내에선 동국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등이 블록체인 정규 석사과정을 개설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가 올 1학기 정보통신대학원에 블록체인 전공을 신설한 데 이어 동국대와 고려대도 관련 과정을 새로 만들며 블록체인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은 ‘블록체인 전공’을 개설하고 지난 5월부터 석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보안 전문기술 개발, 법·제도를 연구해 블록체인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동국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지난 2016년 9월 블록체인연구센터를 세우고 블록체인과 관련 산업을 집중 연구해왔다.

온라인 공개수업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한 무료 강의를 선보이는 대학들도 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석사 과정을 개설한 키프로스의 니코시아대(University of Nicosia)는 관련 강의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료 강의로는 가상화폐 규제, 블록체인 응용 프로그램, 금융시장 및 가상화폐 프로그래밍에 대한 강의가 제공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대학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과대학은 ‘가상화폐 경제학(Cryptoeconomies)’이라는 과목을 새로 만들었다. 이달 11일부터 약 2개월간 진행되는 짧은 코스다.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 가상화폐 등을 다루는 이 커리큘럼은 가상화폐 산업 자체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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