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월31일 마감...시민단체 "연체자 접수 기간 늘려야"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장기소액연체자에 대한 채무탕감 등 지원접수가 까다로운 규정과 절차 때문에 거부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31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접수 기간을 연장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장 모씨(여·74)는 최근 장기소액 탕감을 신청을 문의했다가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 장씨 부부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남편이 운영하던 주유소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빚을 졌다. 당시 진 장씨의 부채는 원금만 약 1600만원이었다. 장씨는 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을 하면서 국민행복기금에 매달 6만6천원씩 5년째 상환하고 있다.

캠코 콜센터에서는 장씨의 채무원금이 1000만원이 넘어 대상자가 아니라고 회신했다. 장씨의 경우 채무탕감 등 지원대상이 아니라면 앞으로 5년 동안 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장기소액채무자 재기지원 기준에 따르면 장씨와 같이 원금 1000만원이 넘는 경우라도 채무탕감은 아니지만 상환능력 등으로 감안해 원금의 최대 90%까지 감면받아 분할상환 할 수 있다. 나머지 10%도 일시에 채무를 상환하면 여기서 최대 20%를 감면받고 나머지 8%만 상환할 수 있다. 따라서 장씨가 상환능력이 없을 경우 160만원을 분할로 상환하거나 128만원을 일시에 납부하고 나머지 채무를 탕감 받을 수 있다.

시민단체가 장씨를 대신해 장씨의 채무 상황을 기준규정으로 따져본 후에야 장씨는 다시 콜센터의 지원 접수를 마칠 수 있었다.

역시 시민단체의 상담을 신청한 이모씨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원금 740만원과 케이알앤씨(정리금융공사) 600만원의 채무가 있어 캠코에 장기소액탕감신청을 했으나 신청이 거부됐다.

이씨가 가지고 있는 캠코의 있는 채권이 다른 채권기관(희망모아)에서 이관 된지 1년이 안돼 접수가 안 된다는 것이 콜센터의 신청 거부 사유였다. 이씨도 시민단체가 캠코 장기소액연체자지원 추진단과 통화를 하고서야 대상자임을 확인하고 다시 신청이 가능해졌다.

채무조정과 채권소각 운동을 하는 주빌리은행에 따르면 최근 장기소액연체자지원 센터로부터 신청 대상임에도 거부당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접수기간 올해까지로 늘려야"

문제는 장기소액지원책 접수 기간이 짧다는 데 있다. 장기소액지원책은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해 오는 8월 31일로 신청이 마감된다. 지원 대상자인지를 1차로 판단하는 콜센터에서 기준으로 잘못 적용하면 채무자는 신청을 포기하고 다시 탕감지원책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행 장기소액연체자 재기 지원 정책은 원금 1000만원이하 연체기간 10년 이상 채무자에게 상환능력을 심사해 채무를 전액 탕감하거나 일부 감면하는 것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지원책은 채무자의 오래된 채무가 국민행복기금, 희망모아, 캠코, 그 밖에 채권기관 등 어디에 있는지, 원금이 1000만원을 넘는지, 상환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채무탕감 등 지원내용이 달라진다.

지원 기준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일부 사례에서 혼선이 있고 캠코가 지속적으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접수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빌리은행의 유순덕 팀장(금융복지상담사)는 “주빌리은행의 상담사례 중 장기소액 채무사례는 캠코의 재기지원센터로 안내는 하는 상황에서 일부 사례에서 기준적용이 잘 못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가 접수기간을 최소 올 연말까지는 연장해 보다 많은 취약계층이 채무 탕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접수기간 연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캠코는 접수 거부 사례에 대해서도 “채무 탕감 대상이 아니라도 채무 감면 대상 내용에 대해 지원센터 상담사를 대상으로 수차례 교육을 하고 매뉴얼을 배포하고 있다”며 “다만 상담 시 상담사별로 개인차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캠코는 홍보 부족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현재 분할상환 중인 채무자에게도 지원제도를 단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지자체, 자활센터의 저소득층에 홍보에 힘쓰고 있으며 교도소의 재소자 등을 상대로 신청을 받고 소주병 라벨광고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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