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월드컵' 2022 카타르 대회, 한국 축구에는 유리? 불리?
'겨울 월드컵' 2022 카타르 대회, 한국 축구에는 유리? 불리?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07.17 08:17
  • 수정 2018-07-17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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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구자철, 조현우, 장현수, 김영권, 정우영, 윤영선, 손흥민, 이재성, 문선민, 홍철, 이용(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 /사진=KFA 제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구자철, 조현우, 장현수, 김영권, 정우영, 윤영선, 손흥민, 이재성, 문선민, 홍철, 이용(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11월 개최가 확정되면서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월드컵 개최 시기 변경으로 각국 프로리그의 일정이 큰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잔니 인판티노(48) FIFA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타르 월드컵은 2022년 11월 21일 개막식을 갖고 12월 18일 결승전을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컵은 보통 6~7월에 걸쳐 열리지만 개최국 카타르의 기후가 변수가 됐다. 이 기간 현지 최고기온은 섭씨 50도에 육박해 사실상 개최가 어렵다. 반면 11~12월 최고기온은 25~30도, 최저기온은 16~21도 정도여서 FIFA는 결국 대회 기간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각국 프로리그 직격탄, 일정 조정 불가피

‘겨울 월드컵’으로 타격을 받는 쪽은 각국 프로리그와 월드컵에 출전할 선수들이다. 8월 중순부터 이듬해 5월까지 시즌이 진행되는 유럽 빅리그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11~12월에는 리그와 컵대회, 유럽대항전, A매치 등이 쉴 새 없이 치러지는데 월드컵까지 낄 경우 일정의 전면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준희(48) KBS 축구해설위원은 “유럽 각 프로리그 일정이 조정되면 여름 휴식기가 짧아져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월드컵 출전국들의 주력 멤버들을 보유한 유럽 빅리그들과 소속 선수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겨울 월드컵’은 대회 흥행과 수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차상엽(43) JTBC3 FOX 스포츠 축구해설위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을 중계하는 방송사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세계 축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의 입김이 여전히 가장 세긴 하지만, 현행 시스템상 유럽 빅리그들의 일정 조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일정을 고려해 시즌 개막을 기존보다 1~2개월 당기고 전반기 후 휴식기에 월드컵에 참가하는 게 현실적이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의 뒤늦은 개최는 직전 해인 2021년 대륙간컵과 이듬 해인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등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울러 2022년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폭스TV가 자국 미국의 프로스포츠 중계를 일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한국 축구에는 유리? 불리? ‘의견 분분’

한국 축구 대표팀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차상엽 위원은 “리그가 추춘(秋春)제인 유럽은 손해이지만, 춘추제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 등 동아시아는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며 “K리그 일정이 10월이면 마무리되니 월드컵에 대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참가국들의 최종 소집훈련기간은 월드컵 개막 5~6주 전이 통상적이라 K리거들이 소집에 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준희 위원은 선수들의 혹사를 우려했다. 그는 “대표팀의 유럽파 선수들은 시즌 초중반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데다, K리거와 일본•중국•중국 등 아시아리거들은 시즌 후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월드컵에 나서야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대표팀 전체적으로도 선수들의 몸 상태를 맞추는 게 어렵기 때문에 우리에겐 그리 좋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당초 연맹은 카타르 대회가 11월 말에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자체적인 방안을 구상했지만, 예상보다 한 주 정도 앞당겨 개막하게 됐다”며 “대한축구협회(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고려돼야 해 협회, 연맹 등과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가장 큰 걸림돌은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이라면서 “사실 연맹 입장에선 ‘겨울 월드컵’ 개최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한국이 본선에 진출한다고 해도 월드컵 기간은 쌀쌀한 겨울이라 기존 6~7월 개최보다 거리 응원 등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월드컵이 정치적 이슈 등과 맞물려 저조한 관심 속에서 진행됐듯 카타르 월드컵 또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못 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장기적 선수 관리ㆍ체력 회복 기간 확보돼야

대비책으로는 선수 관리 시스템 개선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의 체력 관리는 하비에르 미냐노(51ㆍ스페인), 이재홍(35) 피지컬 코치가 맡았다. 미냐노 코치는 충분한 휴식을 통한 체력 회복을 강조한 반면, 이재홍 코치는 집중적인 체력 훈련 후 관리에 역점을 둬 엇박자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부상 선수들이 속출해 대표팀 선수 관리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한준희 위원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선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피지컬 전문가, 의무 전문가 등을 조기 영입해 꾸준히 선수 관리를 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은 스페인 출신 코치진을 급하게 영입했다”며 “이런 벼락치기식 준비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과 K리그 구단의 선수 관리 시스템이 정립될 경우 월드컵 일정 변경에 따른 선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대길(52) KBS N 해설위원의 의견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와 대회 전 K리거들의 몸 관리가 관건이라고 봤다. 김대길 위원은 “손흥민(26ㆍ토트넘) 세대가 4년 후에는 고참급으로 대표팀 주축을 이룬다”며 “오는 8월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김학범호에 들 23세 이하 선수들이 4년 후엔 20대 중후반이 되기 때문에 손흥민 세대의 뒤를 받쳐줄 이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시즌이 끝난 K리거들에겐 체력 고갈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K리그 일정을 보다 앞당겨 시즌 종료 후 월드컵까지 체력 회복이 가능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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