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상젤리제 거리에서 행진 중인 일본 자위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유럽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또 휘날렸다.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욱일기가 펼쳐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파리에서는 프랑스혁명 기념일 연례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이날 프랑스 정부는 일본 육상자위대를 초청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일본 수교 1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자위대를 초청했다. 일본 자위대가 프랑스혁명을 기념하는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일본 자위대는 싱가포르군과 함께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런데 일장기와 더불어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함께 들고 행진했다. 그런데 더 놀라온 점은 프랑스 정부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형법으로 나치 등 반 인류 행위 범죄를 범한 집단을 연상케 하는 장식 등의 착용 또는 전시를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규정하고 있다. 독일 나치기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욱일기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일본과 세네갈의 경기에서 일본 응원단은 욱일기를 펼쳤다. 이 장면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혀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경기장에서의 정치적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FIFA는 유니폼과 응원 물품 판매 사이트에서 욱일기 디자인의 상품들이 버젓이 판매하기까지 했다.

지난 4월 명품 브랜드 디오르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8 봄·여름 패션쇼에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드레스를 선보였다 질타를 받기도 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에 월드컵 진축 국가들을 응원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배경으로 욱일기를 대놓고 등장시켰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아디다스가 욱일기를 형상화한 듯한 티셔츠를 2016년 10월부터 제작해 지난해 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들이 서방 국가들의 욱일기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또 서방 국가들은 욱일기가 나치기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꾸준한 홍보를 통해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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