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프랑스와 함께 월드컵 트로피 번쩍
나이키, 프랑스와 함께 월드컵 트로피 번쩍
  • 김의기 기자
  • 승인 2018.07.18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FIFA 제공
프랑스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FI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김의기 기자] #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러시아 월드컵 덴마크와 16강전에서 대회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가 아닌 다른 회사의 음료를 마셨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크로아티아에 7만 스위스프랑(약 8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 잉글랜드의 몇몇 선수들은 스웨덴과 8강전에서 대표팀의 공식 스폰서 제품인 나이키 양말 위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포함된 타 회사 양말을 덧신었다. 마찬가지로 7만 스위스프랑의 벌금이 내려졌다.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인 월드컵은 ‘경제 전쟁터’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4년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월드컵 무대에 깊숙이 침투해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려 한다. 그러나 FIFA는 철저히 공식 후원사들에만 독점적인 마케팅 권리를 부여한다. 그러면서 공식 스폰서가 아닌 브랜드가 월드컵을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매의 눈으로 감시한다.
 
◇스포츠 양대산맥, 월드컵 특수 전쟁
세계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양대 산맥’인 나이키(미국)와 아디다스(독일)는 월드컵에서도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인다. 양사 모두 각국 대표팀에 유니폼부터 훈련용품 등을 지급하는 ‘팀 스폰서’이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 출전국 중 12개 팀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었고 10개 팀이 나이키의 후원을 받았다. 

아디다스는 여기에 더해 1970년부터 FIFA 공식 후원사이자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월드컵 공인구 브랜딩부터 심판 장비 지원, 경기장 보드 광고에 참여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모두 월드컵 광고 비용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이 관례”라면서도 “전문 분석가들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FIFA에 최대 1억7600만 달러(약 1978억원)를 후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디다스는 대표팀 후원에서도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아디다스는 본선 32개팀 체제가 시작된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세 차례 우승팀(1998년 프랑스,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을 배출했다. 미국 경제 전문통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2014년 독일의 우승 직후 20억 유로(약 2조64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러시아 대회 전까지 20년 동안 나이키 후원의 우승국은 2002년 한ㆍ일월드컵의 브라질이 유일했다. 

나이키는 슈퍼 스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이름을 딴 'CR7' 시그니처 축구화를 매 시즌 출시한다. /사진=나이키 제공
나이키는 슈퍼 스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이름을 딴 'CR7' 시그니처 축구화를 매 시즌 출시한다. /사진=나이키 제공

 ◇FIFA 공식 스폰서 아닌 나이키, 러시아서 ‘대박’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두 라이벌의 희비가 뒤바뀌었다. 나이키가 후원하는 팀들이 나란히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4강에 오른 팀 중 벨기에만 아디다스 후원이고, 우승국 프랑스를 비롯해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등 세 팀이 나이키 유니폼을 입었다. 

나이키는 프랑스-크로아티아의 결승전을 마음 편히 지켜봤을 가능성이 높다. 누가 이겨도 자사가 후원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역사상 결승 진출 팀이 모두 나이키 유니폼을 입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아디다스는 가장 믿었던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이어 간판 후원국인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모두 16강에서 일찌감치 짐을 싸고 말았다. 특히 아디다스는 줄곧 손잡았던 프랑스를 2011년 나이키에 빼앗겼다. 나이키는 2016년에는 프랑스와 2026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월드컵 도중 나이키의 주가는 3% 오른 반면 아디다스는 5% 내렸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독일 대표팀에만 연간 5670만 달러(약 637억원)의 통 큰 후원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팔린 총 800만 벌의 유니폼 가운데 300만 벌이 우승팀 독일의 유니폼이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됐다. 

4년 전 아디다스의 기쁨은 올해 온전히 나이키의 몫이 됐다. 나이키는 이번 대회 우승국 배출과 함께 후원하는 스타 선수들까지 맹활약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의 65%는 나이키 축구화를 신었으며, 총 득점 가운데 63%가 나이키 축구화에서 나왔다. 유니폼과 달리 축구화는 선수 개인이 후원을 받는다.

CNBC는 “득점왕을 경쟁했던 해리 케인(25ㆍ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포르투갈), 에딘손 카바니(31ㆍ우루과이)가 모두 나이키를 신는다”며 “어린이들과 10대 축구팬들은 월드컵에서 슈퍼스타들이 신는 신발을 신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후원하는 스타들의 한정팩 시그니처 축구화를 출시했다. 후원 선수들의 득점 레이스와 함께 판매율도 고공 행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나이키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에서도 호날두 시그니처 축구화의 경우 일부 사이즈를 제외하고 월드컵 기간 중 품절됐다. 월드컵 시즌에 맞춰 나온 축구화 모두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FIFA, 앰부시 마케팅 대책 ‘골머리’
나이키에 대해 일각에서는 “FIFA의 공식 스폰서가 아니면서도 되레 공식 스폰서들보다 더 큰 이익을 누린다”며 ‘무임승차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닐슨의 조사 결과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나이키의 온라인 언급량은 30.2%로 1위였고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14.4%로 2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로 장외 홍보 활동이 쉬워졌고 나이키가 월드컵 시기를 교묘히 활용해 ‘앰부시(매복) 마케팅’을 활발히 벌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FIFA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앰부시 마케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FIFA는 월드컵 주최국들이 매복 마케팅을 막기 위해 특별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네덜란드의 한 맥주 브랜드가 수천 명의 관중들에게 오렌지 가죽 바지를 나눠주자 FIFA는 그 옷을 입은 관중의 입장을 막고 맥주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나이키의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라는 의견도 있다. 이정학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는 “FIFA는 공식 스폰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보호해 줘야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나이키가 합법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이다. 앰부시 마케팅이 아니다. 나이키는 선전 가능성이 높은 팀들을 잘 선별한 혜안을 보여줬고 아디다스는 개별 스폰서 선정에서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이키의 지향점은 ‘대중화’, 즉 글로벌화다. 공식 후원할 자금력을 충분히 지녔음에도 한 종목에만 매몰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미식축구, 육상 등 전 영역에 걸쳐 돈을 쓴다”며 “특히 나이키는 미주 국가 기업임에도 아디다스의 본거지인 유럽의 프랑스, 크로아티아 등을 선점해 후원했다. 마케팅 전략의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