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간미 넘치는 히어로들 스토리 무한확장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야말로 마블 신드롬이다. 올해 ‘블랙팬서’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데드풀2’ ‘앤트맨과 와스프’까지 마블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 가운데 모두 국내에서 괄목할 만한 흥행 성적을 냈다. 국내에서 유독 마블 영화가 사랑 받는 이유를 짚어봤다.

■ 흥행 실패한 적 없는 마블

마블 신드롬의 시작은 지난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이었다. 당시 ‘아이언맨’은 총 관객 수 43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축포를 쐈다. 관객은 ‘아이언맨’의 오락성과 대중성에 매료됐고 속속 나오는 마블 시리즈 영화를 관람하며 흥행에 힘을 보탰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봉된 마블영화만 20편에 달한다. 20번째 주자인 ‘앤트맨과 와스프’는 개봉 후 14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누적 관객 수 464만4095명을 동원, 마블 영화 한국 관객 수는 1억 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마블 영화의 관객 수만 해도 2000만 명이 넘는다. ‘블랙팬서’가 539만 명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1120만 명을 동원했다. 디즈니가 인수하기 전 이십세기폭스가 내놓은 청불 마블 영화 ‘데드풀2’는 378만 명의 선택을 받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포스터

특히 올해 첫 외화 천만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북미, 중국에 이어 전 세계 국가 중 흥행 3위에 올랐다. 나라 별 인구수를 감안하고 보면 사실 상 흥행 국가 1위나 다름없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한국에서만 9302만9424달러(한화 1048억 6276만 원)를 벌어들였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총 수익은 20억 달러(2조 1500억 원). 해외 수익이 13억 6617만 달러(한화 1조 5409억 원)로 한국 관객들이 기여한 몫이 결코 적지 않다.

■ 완벽하지 않은 히어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스틸.

한국 관객이 마블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판타지, 코믹, 액션 등 대중적 코드와 동시에 비교적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히어로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최강 빌런 타노스(조슈 브롤린)를 이기지 못해 쓰러지거나 신격 존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시행착오에 빠지는 등 장단점을 동시에 갖춘 캐릭터들로 이뤄져 있다. 빈틈없는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어둡고 묵직한 감성을 지닌 DC 히어로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과 다르다. 또 마블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는 마블 영화 중 대표적인 ‘병맛 코드’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시리즈 홍보사 호호호비치 이채현 대표는 “히어로들이 장점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어 관객들 역시 공감을 잘 하는 것 같다”며 “완벽하지 않은 히어로들의 매력이 관객을 더 열광케 한다”고 짚었다.

■ MCU의 힘..관객은 공부하면서 본다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마블 영화는 캐릭터와 영화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 불리는 세계관은 관객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마블 영화 한 편이 다음 영화의 예고편이 되기도 한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어벤져스4’의 힌트가 담긴 영화로 알려져 관객들을 더욱 끌어 모을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역시 ‘어벤져스4’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때문에 관객들은 한 편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작을 찾아보거나 영화 속 캐릭터들의 관계와 상징들을 ‘공부’하기에 이른다. 10~20대 때 마블 영화를 처음 접한 2030세대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은 마블의 세계를 탐구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이채현 대표는 “한 영화가 하나의 시리즈만 갖고 있다면 마블 영화는 캐릭터, 영화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결집돼 있다. 다른 영화로 이어주는 확장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라며 “한 작품 외 매력들을 여러 가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인종 넘은 문화적 다양성

마블 영화는 기존의 백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의 히어로를 내세웠다. ‘블랙팬서’를 통해 ‘인종의 벽’을 성공적으로 허문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블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계 여성 히어로 ‘실크’ 제작에 착수했다. 히어로명 ‘실크’인 신디 문은 2014년 발간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볼륨 3'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다. 피터 파커의 손을 문 거미에게 발목을 물려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능력을 갖추게 된 히어로다. 앞서 개봉된 ‘스파이더맨: 홈 커밍’(2017년)에 잠깐 얼굴을 비췄으나 히어로의 능력을 지닌 인물로 표현되지는 않았다.

마블은 ‘실크’ 솔로 무비로 한국계 마블 여성 히어로를 처음으로 다루며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곧 아마데우스 조(한국계 미국인 히어로)를 볼 날도 머지 않았다. 디즈니가 폭수를 인수하면서 ‘엑스맨’ ‘판타스틱4’와 함께 더욱 다양해진 마블 히어로와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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