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모가 높지만 투심약화에 상장 후 추락 반복
하반기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상장 기대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우 기자] 무역분쟁 여파로 투자심리가 추락하면서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못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펀드의 영향으로 공모가는 높게 설정됐지만 증시 약세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닥 IPO시장이 마냥 흐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낙관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 줄줄이 IPO 대기 중인 대형기업들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80여개 기업이 IPO를 앞두고 있고 카카오게임즈 등 유망주의 상장도 계획돼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코스닥 IPO가 다시 활기를 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전날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18.98% 하락한 4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이큐어는 지난 12일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이다. 당초 아이큐어가 희망한 공모가 밴드는 주당 4만4000원에서 5만5000원이었지만 642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당 6만5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아이큐어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기 시작하더니 13일 5만9200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상장 5일째인 지난 18일에는 4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지난 6일 상장한 SV인베스트먼트도 상장 초반 신통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공모가 7000원으로 시작한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거래일에서 하락세를 기록하며 전날 596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14.86%다.

자료=한국거래소, 각사 취합

무역분쟁 여파에 새내기株, 힘 못써

새롭게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새내기주들이 힘을 못쓰는 이유는 최근 증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국내 증시의 새로운 동력원이 됐던 남북경협 테마가 사그라들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면서 코스닥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 2일에는 8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4월 출범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영향으로 흥행에는 성공하면서 공모가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내 추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3조원대의 운용자금 중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신규 공모시 30%를 우선 배정받게 돼 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 신규 공모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한계가 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졌지만 실제 기업공개에 나서는 기업 수가 급격히 늘어나진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영향으로 자금은 많지만 투자 대상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공모에 경쟁이 붙으면서 IPO기업의 공모가가 밴드상단을 넘어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대어급 상장몰려...IPO시장 살아날까

하반기 코스닥 IPO시장의 대어(大漁)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4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을 두고 저울질을 하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으로 결론을 내렸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증권신고서를 내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한국거래소, 각사 취합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매출액은 1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가 밝힌 주당 희망공모 밴드는 2만원에서 3만1000원이다. 희망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1조7000억원으로 밴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게 된다면 코스닥 시총 10위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1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공모가 밴드는 1만4600원에서 1만6700원, 공모금액은 2336억~2672억원이 제시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7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제약회사 한국유니온제약이 오는 26일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농업자재 회사인 대유와 스마트폰 부품회사인 액트로, 보안소프트웨어 회사인 휴네시온이 다음달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은 공모 시장의 변화에 따라 높은 경쟁률을 이어 나갈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테슬라 요건 신설 이후 카페24의 기업공개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높았던 점도, 향후 성장성이 높은 다양한 업종 내 주요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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