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 "위안화 약세, 미국에 불이익 주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중국 환율 조작 가능성 면밀히 검토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의 통화 약세가 미국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환율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미국이 이번엔 중국의 위안화 약세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 등 통화 정책에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면서 미·중 간 환율전쟁이 또다시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위안화 약세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지나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전혀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안화 약세가 환율 조작과 관련이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 15일 발행되는 재무부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위안화 약세를 문제를 제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추세 꺾이지 않는 美 달러화

미국의 경기 호조세가 계속되면서 달러는 최근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보호주의와 무역적자 감축 방침, 내년 경기 상승세에 대한 자신감 등이 더해져 달러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역외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5.5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반면 위안화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중국 경제 성장세마저 꺾이며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크게 개입하지 않으며 사실상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을 자국 수출기업에 가격 경쟁력을 보태려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라지 파텔 ING그룹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시장의 힘이 작동하도록 내버려두고 개입하지 않는 것이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화 정책을 직접 거론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타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지적했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무역분쟁이 한창인 중국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은 전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전세계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주식, 원유, 신흥시장 자산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젠스 노르드빅 외환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증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면서 "전세계 환율과 관련한 협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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