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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현준 기자] 대구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웃도는 등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열사병이나 탈진 증세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경북 김천에서는 40대 여성인 A 씨가 집에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사인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뙤약볕 아래서 일터를 지키는 건설 노동자들도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오후 4시께 세종시에서 보도블록 작업을 하던 B(39) 씨가 실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틀 후 숨졌다. 당시 B 씨 체온은 43도로 열사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오후 7시 50분께 청주시에서는 축사 증축 공사를 하던 용접공 C(63) 씨가 숨진 상태로 동료 일꾼들에게 발견됐다. 이날 청주시의 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다. 경찰 측은 C 씨가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졌을 가능성에 무게에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2일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D(85·여) 씨도 모자와 장화를 착용한 상태로 밭에 쓰러져 숨졌다. 당시 김해시에는 폭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은 홀로 생활하는 D 씨가 밭일을 하다가 폭염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전국에서 88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온열질환자 888명의 75.1%인 667명은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 이달 8일 이후 질환을 앓았다. 전체 사망자 9명 중 7명도 이 시기에 집중됐다.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머리가 아프거나 구토·울렁거림 등의 중상을 보인다. 심해지면 통증이 나타나는 열 경련과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 실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건당국은 온열질환과 같은 질환이 나타나면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옷을 벗거나 느슨하게 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면 기온이 높은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활동을 줄여야 하고, 부득이 활동할 경우는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해야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보고된 온열질환자 6500명 중 40%는 오후 12시∼오후 5시께 발생했고, 집안이나 작업장 등 실내에서 발생한 경우도 20%에 이른다"며 "온열질환이 집중되는 8월 중순까지는 폭염에 대비한 안전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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