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부산에 위치한 조선기자재업체 ‘엔케이’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허위취업 의혹에 휘말리면서 9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케이 주가는 지난 10일 2105원을 기록한 이후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일 13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실적이 부진하긴 했지만 특별한 악재가 없는 가운데 30%이상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김 의원 딸과 관련된 악재가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부산지검 서부지청에 접수된 고발장에 따르면 김 의원의 장녀 A씨는 엔케이 자회사 더세이프티에 허위로 취업한 뒤 2016년부터 월 35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수령해왔다.

선용품 및 안전·구조 장비 제조업체인 더세이프티는 김 의원의 사위이자 A씨의 남편 B씨가 대표로 재직 중인 곳이다. A씨는 남편 회사에 식품사업 책임 차장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에 하루도 출근하지 않아 근태 기록에서는 ‘무단결근’만 확인됐다. 

아울러 A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엔케이 중국 상하이 법인에 파견된 B씨와 현지에서 머물면서 엔케이 한국 법인뿐 아니라 상하이 법인으로부터 동시에 월급을 받아 국세청에 적발되기도 했다. 적발 직후인 2014년을 제외하고 A씨가 수령한 금액은 3억96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케이는 액화천연가스(LNG)·압축천연가스(CNG) 등 고압가스용 용기와 선박용 소화장치, 밸러스트 수처리장치,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자회사로 △이엔케이 △엔케이텍 △더세이프티 △한국지엠에스 △엠엘씨 등을 두고 있다. 

특히 이름만 올려놓은 A씨에게 급여를 챙겨줄 정도로 회사 사정이 좋지는 않았다. 지난해 엔케이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218억원,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였다. 2016년과 2015년 영업손실은 각각 292억원, 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2015년 2503억원, 2016년 1646억원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더세이프티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더세이프티의 매출액은 115억으로 2016년(433억원) 대비 73%나 줄었고, 2015년(604억원)보다 81% 감소했다. 

엔케이는 또 A씨의 허위 취업 의혹과 별개로 △비자금 조성 △보험사로부터 리베이트 수취 △수소충전소 건축 허가 부담금 면제 명목으로 공무원에게 2000만원 뇌물 제공 등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B씨 또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상하이 법인 자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자회사 소유 부동산을 저가 매수해 1억50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지난 18일 A씨 부부를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했으며 조만간 박 회장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엔케이 주식 대량 매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8일 김 의원 딸 관련 보도 이튿날 외국인은 37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그 다음날에도 14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19일과 20일에 걸쳐 각각 328억원, 145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오너 리스크’에도 단기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에 저점 매수 세력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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