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당시 표기법에 따라 변형해 광고
극 흐름 방해없이 센스있게 노출…숨은 PPL 찾기로 주목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역시 김은숙이다.”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은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을 소화하는 방법도 남달랐다. 1900년대 초 개화기가 배경인 탓에 PPL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센스 있는 활용으로 재미를 더했다. 극중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PPL이였어?”라고 놀랄 정도. 네티즌들은 PPL 찾기를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방송 시기에 맞춰 관련 상품을 내놓는 형식으로 간접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센스 있는 작명…자연스러운 노출

김 작가는 사극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브랜드도 센스 있는 작명으로 자연스럽게 녹였다. 극중 김태리(고애신)가 저잣거리를 돌며 눈깔사탕을 먹는 신에는 ‘불란셔 제빵소’가 등장한다. 바로 파리바게뜨 광고다. 브랜드 명을 그대로 노출시키지 않고 과거 프랑스를 불란서로 부르는 것을 착안, 구한말 시대 표기법을 따라 불란셔 제빵소로 광고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미스터 션샤인’ 방영에 맞춰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불란셔 호떡, 불란셔 쑥떡, 불란셔 감자빵 등을 출시하며 홍보 효과를 보고 있다.

주옥 같은 대사는 단 몇 초의 장면도 CF로 만들었다. 조선에 미국영사로 온 유진초이(이병헌)는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혹시 이 잔이 유행이오?”라고 물었다. 해당 제품은 CJ오쇼핑 플레이팅 브랜드 오덴세. ‘미스터 션샤인’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과 협업해 리미티드 에디션도 출시했다. 홈쇼핑에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으며 ‘이병헌 찻잔’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달콤커피’ 역시 쿠도히나(김민정)가 경영하는 글로리호텔이 배경으로 나올 때마다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서 냅킨 등에는 ‘달콤커피’라고 적혀 있다. 커피숍 이름이 ‘달콤커피’인 셈. 실제 브랜드 표기법인 ‘dal.komm coffee’ 대신 한글로 적절하게 배치해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 달콤커피는 ‘미스터 션샤인’ 콜라보 한정 MD도 출시했다. 관계자는 “커피가루를 눈깔사탕 크기로 둥글게 굳힌 커피당과 국화 꽃잎을 띄워 마실 수 있는 국화차를 드라마에 노출하고 매장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작 ‘도깨비’ 노골적 PPL과 달라

김 작가는 전작 ‘도깨비’에서 과도한 PPL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1회부터 16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270여 개의 PPL 장면이 등장했다. 한 회 60분 동안 시청자들은 약 17건의 PPL을 본 셈이다. 특히 5회는 무려 33차례 PPL 장면이 노출됐다. 캐릭터 성격, 직업 등 PPL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었다. 공유가 맡은 도깨비는 물보다 카누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가구 브랜드 일룸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 저승사자 역의 이동욱 역시 채식주의자로 나왔는데, 한국야쿠르트의 과채음료 하루야채를 입에 달고 마셨다. 이 외에도 삼성 갤럭시S7, BBQ, 토레타, 하이트 드라이 피니쉬 맥주, 한촌설렁탕, 밤부팬더 대나무타올 등 광고가 줄을 이어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총 제작비 430여 억 원이 투입됐다. ‘도깨비’(150억 원)와 비교하면 약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제작비 회수를 위해 ‘도깨비’ 보다 더 막대한 PPL이 쏟아질 전망이다. 전작에서 노골적인 PPL로 비난을 받은 탓인지 김 작가는 현대 제품을 구한말 시대에 맞게 녹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 초이가 주막에서 주문한 삼계탕은 맘스터처 신제품이었지만 브랜드명이 노출되지 않아 PPL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네티즌들이 ‘이렇게 하면 광고 효과가 있나?’라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미스터 션샤인’ 속 PPL을 찾아내는 것이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은숙 작가 드라마에 PPL이 붙기만 해도 화제가 되지 않느냐”며 “전작에 비해 브랜드 노출이 적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PPL 찾기’ 열풍이 불면서 해당 제품이 더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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