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FRS 17 코앞인데…중·소형사 후순위채권 눈 돌려

[한스경제=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앞다퉈 발행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여파로인해 후순위채권 발행 등 다른 수단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진 자금조달을 위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미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으로 애를 먹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의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7%에 가산금리 2%를 더한 연 4.7%였다. 그러나 지난 5월 KDB생명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84%에 가산금리 4.66%를 더한 연 7.50%의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최장 30년에 이를 정도로 길어 회계처리상 자본으로 인정돼 새로운 회계기준을 맞이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가 최근 2%대 후반까지 오르고 미중 간 무역분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조달비용 부담이 커졌다.

후순취채권으로 눈 돌리는 중소형사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선순위 변제성격을 띄고 있어서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계상 자본금에 편입되지만 5년 뒤 해마다 20%씩 부채로 평가돼 새 회계기준이 도입 될 경우 자본건정성 평가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5월 5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모으기 위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지만 조달비용 부담으로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선회했다. 

KDB생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난 5월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2억 달러어치 발행했지만 3분기에는 후순위채권을 선택하고 국내에서 2500억원을 발행 예정이다. 이외에 흥국화재 역시 2억 달러 규모로 발행을 진행하는 중이다.

대형 보험사들은 신용등급이 높아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산정 및 판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그러나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대책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7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3.95% 금리로 발행했지만 최근 6~7% 수준의 금리를 요구받으면서 발행 계획을 잠정 보류했고, 현대해상도 현재 금리가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재검토에 들어갔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FRS 17이라는 회계 기준이 자본확충을 통해 건정성 향상을 하도록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경쟁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고 조달비용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본확충이라는 큰 목표는 결국 지급여력을 평가받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하는 제도인 K-ICS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도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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