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정치권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노 의원이 생을 스스로 마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의원은 23일 오전 9시 38분경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경비원이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아파트 17층~18층 계단에서 노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외투를 발견했다. 외투안에는 노 의원의 지갑(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성 글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성 글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의원은 온라인상에서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이하 경공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았다.

드루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검은 노 의원이 2016년 3월초 2000만원,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경공모 회원을 통해 3000만원을 받아 총 5000만원을 수수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강의료로 회당 2000만원 정도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노 의원은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줄기차게 부인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현지시간)에도 여야 원내대표 일원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특검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특검팀의 수사가 자신을 정조준 하자 큰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에는 2016년 총선에 앞서 노 의원 측에 불법 자금을 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모 변호사(61)에 대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도모 변호사는 노 의원과 경기고 동문이다. 특검은 도모 변호사 외에도 노 의원과 관련된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를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노 의원에 대한 직접 수사도 불가피했다. 

얼마 전까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고 밝혔던 노 의원은 결국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으로 세상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