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재웅 기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합친 형태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했지만, 석유 연료와 배터리 충전을 입맛대로 할 수 있다.

PHEV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차종으로, 가장 이상적인 구동계로 일컬어진다. 하이브리드카와 같이 기술적 완성도가 높으면서, 필요에 따라 전기차로만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비도 하이브리드보다 높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을 통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그리고 PHEV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오래 준비했다"...국산 'PHEV'

현대차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모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적용해 판매해왔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현대차의 대표적인 PHEV다.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출시했던 현대차. 작년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통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완성해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 성능은 아이오닉과 같다. 시스템 합산 출력이 141마력에 최대토크 27kg·m이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최대 장점은 높은 연비다. 휘발유 기준으로는 20.5km/ℓ를 달릴 수 있다. 전기모터만 사용할 때에도 전비가 5.5km/kWh다.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대 주행거리는 900km를 넘는다. 엔진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기 배터리만으로 최대 46km까지 달린다. 매일 충전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시내에서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는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 밖에도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에서도 PHEV 모델을 운용중이다. 2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02마력,을 낸다. 연비는 각각 17.1km/ℓ, 16.4km/ℓ로 다소 차이가 있다. 전기모터만으로는 각각 44~45km까지 달린다.

쉐보레 VOLT는 전기차에 비견하는 PHEV로 북미 시장에서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Volt는 PHEV의 조상님과도 같은 존재다. 2010년 출시된 1세대는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였지만, 2세대부터는 가솔린 엔진도 동력 공급에 일부 참여하는 PHEV로 바뀌었다.

Volt는 하이브리드 기준으로 직병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름은 ‘볼텍’. 1.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각각 구동과 충전을 담당하는 모터 2개를 장착했다.

최대 주행거리는 676km로 다소 짧은 편이다. 가솔린 엔진은 17.8km/ℓ, 전기모터는 5.3km/kWh의 효율을 낸다.

대신 전기모터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최대 89km에 달한다. 배터리 용량은 18.4kWh다.

엔진에서는 최고 102마력밖에 못내지만, 모터가 149마력이나 낼 수 있다. 최대토크도 모터에서 나오는 40.6kg·m가 더 강력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들어 EQ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론칭하고 PHEV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은 GLC 350e와 충전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수입차도 PHEV 시대

메르세데스-벤츠도 EQ 브랜드로 PHEV 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차에 인색하다던 비판을 받아왔지만, 올해부터는 EQ브랜드를 대폭 강화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노리는 모양새다.

첫 타자는 더 뉴 GLC 350e 4매틱으로 낙점됐다. 지난 4월 30일 처음 출시된 후, 3달간 213대가 판매되면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었다.

GLC 350e는 2리터 가솔린 엔진에 8.7kWh 고전압 배터리로 작동되는 모터를 결합했다. 가솔린 엔진에서 최고출력 211마력에 최대토크 35.7kg·m을 내는데, 전기모터가 116마력, 34.7kg·m 토크를 더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를 내는 데까지 5.9초밖에 안걸린다.

대신 연비는 다소 낮은 편이다. 가솔린 엔진에서는 1리터 연료로 9.7km 밖에 못달린다. 전기모터 최대 주행거리도 15km 수준에 불과하다. 고속 주행시 엔진을 꺼주는 글라이딩 기능을 잘 쓰면 연비를 조금 더 높일 수는 있다.

랜드로버는 플래그십 모델인 레인지로버에 PHEV를 조합한 P400e를 국내에 출시했다. 강력한 성능을 가장 큰 장점으로 한다. 랜드로버코리아 제공

랜드로버도 국내에 PHEV를 출시했다. 바로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P400e다. 랜드로버가 처음 만든 플래그십 PHEV다.

P400e는 랜드로버 브랜드에 걸맞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강점으로 한다. 2리터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에 85kW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이에 따른 합산 출력은 무려 404마력이다. 최대토크도 65.3kg·m으로 내연기관 차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6.8초에 불과하다.

전기차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51km다. 배터리 용량은 13.1kW. 7kWh 가정용 AC 월박스로 3시간이면 완충할 수 있다.

P400e는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장착했다. 인컨트롤 앱을 사용하면 멀리서도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충전 시간을 예약할 수도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PHEV로 개발한 차다. 토요타코리아 제공

‘하이브리드 왕국’ 토요타도 작년 프리우스 프라임을 출시하고 PHEV 보급을 진행 중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토요타가 PHEV를 위해 만든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을 최초 적용한 모델이다. 직병렬 시스템을 PHEV에 적용한 형태로, ‘가스 인젝션 히트펌프 오토 에어컨’을 세계 최초로 탑재해 연비 효율을 극대화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높은 연비를 최대 자랑거리로 한다. 가솔린 엔진은 21.4km/ℓ로 경쟁 모델을 상회하는 수준.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일 때 전비는 무려 6.4km/kWh로 PHEV 최고 수준, 최대 40km까지 달릴 수 있다.

또 프리우스 프라임은 저중심을 특징으로 하는 TNGA 플랫폼을 적용해 주행 즐거움도 배가했다. 엔진에서는 98마력을 내지만, 전기모터가 각각 31마력, 72마력을 발휘해 총 122마력을 낸다.

PHEV는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부 정책상 보조금 규모가 작아서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레인지로버 P400e 충전구. 랜드로버코리아 제공

가장 현실적인 대안, 부족한 정부 정책 아쉬워

많은 전문가들은 PHEV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지만, 전기차로만 쓰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과 편의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 PHEV에 대한 정부 인식은 인색하다. 구조상 차량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지만, 지원금은 전기차보다 훨씬 낮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전기모터로만 구동돼 전기차에 가까운 EREV도 PHEV로 분류돼 국내에 출시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배터리 크기가 아닌 단순히 내연기관 유무로 보조금을 책정하는 까닭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PHEV는 현실적으로 소비자와 정부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와 비교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며 "아직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PHEV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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