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파도풀에서 열리는 '메가 풀파티'./사진=캐리비안 베이 제공

[한스경제=이선영 기자]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원한 물놀이가 절로 생각나는 요즘이다.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치솟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옆에 위치한 국내 원조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를 찾았다.

1996년 문을 연 캐리비안 베이는 국내에 처음 ‘워터파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후 2009년 ‘레이블 뮤직 파티’를 시작으로 물놀이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국내 워터파크 문화의 트렌드 세터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여름 축제 ‘메가 웨이브 페스티벌‘과 푸드 축제 ‘메가 바비큐 & 비어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또 한 번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야외 파도풀에서 열리는 '메가 플라이보드쇼'./사진=이선영 기자

파도풀에서 즐기는 DJ 파티·플라이보드쇼

캐리비안 베이에 들어서자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들뜬 표정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세계적 수준의 워터파크답게 외국인도 눈에 띄게 많았다. 비키니 차림의 외국인을 보니 중세 에스파냐의 항구를 소재 삼아 설계한 캐리비안 베이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욱 두드러졌다. 가만히 있어도 등에 땀이 줄줄 나는 날씨였지만 이용객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캐리비안 베이의 메인 무대라 할 수 있는 야외 파도풀에는 많은 이용객들이 모여 있었다. ‘메가 웨이브 페스티벌’ 중 하나인 ‘메가 풀파티’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유명 클럽 DJ가 화려한 디제잉을 선보이자 파도풀에 있던 이용객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자 DJ가 수준급의 춤 솜씨를 뽐냈고, 맨 앞 줄에 있던 여성 이용객들은 헤드뱅잉을 하며 흥겹게 춤을 췄다. 

한 이용객은 “클럽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분위기 덕분에 더욱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날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8월19일까지 진행되는 메가 풀파티는 매주 금·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파도풀에 설치된 특설 무대에서 열린다. 매주 토요일에는 크러쉬, 볼빨간사춘기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슈퍼 스테이지’가 릴레이로 펼쳐진다.

야외 파도풀에서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으며 수압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메가 플라이보드쇼'도 열리고 있었다. 메가 플라이보드쇼에는 세계 챔피언 박진민을 비롯한 최정상급 플라이보더들이 참가한다. 남성 플라이보더가 공연 준비를 위해 보드에 올라서자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호기심을 갖고 몰려들었다. 공연이 시작된 후 플라이보더는 DJ의 음악에 맞춰 공중 회전, 잠수 등 각종 묘기를 부렸고, 곳곳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몇몇 관객들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순간을 담기 위해 손에 카메라를 들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공연을 즐겼다.

‘아이언 맨’처럼 물 위를 자유롭게 나는 모습을 보고 쾌감을 느낀 순간, 플라이보더가 주변 어트랙션 높이까지 올라가 관객들을 향해 물을 뿌렸다. 더위를 잊게 만드는 수상 퍼포먼스였다. 8월12일까지 진행되는 메가 플라이보드쇼는 매주 금·토·일요일 낮 12시50분과 오후 2시50분에 관람할 수 있다.

와일드 리버풀에서 열리는 '워터플레이 그라운드'./사진=이선영 기자

‘와일드리버 워터플레이 그라운드‘ & ‘어드벤처풀‘

캐리비안 베이는 매년 여름 이색적인 즐길 거리를 내놓는다. 올해에는 8월19일까지 신나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와일드리버 워터플레이 그라운드’를 특별 운영한다. 워터플레이 그라운드가 진행되는 와일드 리버풀에는 징검다리, 허들, 외나무다리 등 다양한 모양의 튜브 장애물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KBS ‘출발 드림팀’ 세트장이 연상됐다. 주변에는 풍선으로 만든 야자수, 파라솔, 비치체어 등이 설치돼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캐리비안 베이 관계자는 “수심이 1m로 얕아 아이들도 보호자 동반 하에 같이 즐길 수 있다”며 “보기에는 코스가 평이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마지막 징검다리 단계에서는 대부분 물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대로 차근차근 장애물을 하나씩 통과하던 이용객들은 마지막 징검다리 앞에서 주저했다. 징검다리에 살며시 발을 디디며 균형을 잡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물에 풍덩 빠지기 일쑤였다. 물에 빠져도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친구, 연인, 가족 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물 폭탄이 쏟아지는 어드벤처풀./사진=이선영 기자

어드벤처풀에서는 거대한 물 폭포를 체험할 수 있다. 관계자는 어드벤처풀에 대해 “캐리비안 베이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해골 물통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해골 물통에서 쏟아지는 2.4톤의 물 폭탄을 맞기 위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해골 옆에 보이는 게이지가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자 많은 사람들이 해골 쪽으로 몰려들었다. 게이지가 최고점에 도달하자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물을 맞은 이용객들 모두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메가스톰./사진=캐리비안 베이 제공

355m 슬라이드... 18m 높이서 짜릿한 낙하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스릴 넘치는 어트랙션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조성된 ‘메가스톰’은 자기부상 워터코스터와 토네이도 형태가 합쳐진 초대형 복합 워터 슬라이드로 최근 인기가 높다. 원형 튜브에 앉아 지상 37m 높이의 탑승장에서 출발하면 355m 길이의 슬라이드를 지나는데 이 과정에서 상하좌우 회전과 3번의 급하강을 경험한다. 마지막 대형 깔때기 모양의 토네이도에서는 좌우로 3번 왕복하면서 무중력을 체험하게 된다. 총 소요시간은 1분. 관계자는 “메가스톰은 인기가 많아 현장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 “토네이도로 떨어지기 직전이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이라며 “이 때 음악이 흘러나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쿠아루프./사진=이선영 기자

‘아쿠아루프’는 캐리비안 베이에서 가장 극한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어트랙션으로 꼽힌다. 캡슐 형태의 승강대에 올라가면 유리문이 닫히고 이후 바닥이 열리면서 18m 높이에서 그대로 낙하한다. 시속 90km로 360도 회전과 역상승을 체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초. 맨몸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스릴감이 넘친다. 아쿠아루프를 경험한 이용객은 “바닥이 열리기 전 기다리는 순간이 가장 무섭고 긴장됐다”며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고 심장이 쫄깃쫄깃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가 바비큐 & 비어 페스티벌' 메뉴./사진=캐리비안 베이 제공

이용객 발길 이끄는 풍성한 먹거리 

올 여름 캐리비안 베이에 더욱 발길이 끌리는 이유는 시원한 물놀이와 함께 폭립, 씨푸드, 터키레그 등 바비큐 메뉴 5종과 생맥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8월15일까지 ‘산후앙 레스토랑’, ‘라꼬스타 레스토랑’에서 ‘메가 바비큐 & 비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관계자는 “작년에는 레스토랑 1곳에서만 바비큐 페스티벌을 운영했는데 많은 호응을 얻어 올해 2곳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이용객들이 물놀이 후 산후앙 레스토랑에서 바비큐를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레스토랑 근처에 가니 그릴에서 즉석으로 굽는 바비큐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놀라웠던 건 바비큐의 ‘메가급’ 사이즈이다. 토실토실한 게 한 눈에 봐도 양이 많아 보였다. 특히 터키레그는 아이가 손으로 잡으면 얼굴이 가려질 정도였다. 20대 남성 이용객은 “바비큐의 진한 불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바비큐와 함께 차가운 생맥주를 마시니 더위가 싹 가신다”고 전했다.

매점에서는 스노우후르츠, 아이스크림 등 여름 인기 메뉴를 판매했다. 가격은 모두 3000원. 망고 스노우후르츠에 들어 있는 얼음과 얼음 위에 뿌려진 망고 시럽을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으면서 입 속 전체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망고 시럽과 함께 섞는 얼음 양을 조절함으로써 달달하게 혹은 상큼하게 스노우후르츠를 즐길 수 있었다. 강렬한 햇볕 탓에 스노우후르츠가 녹아 슬러시가 되고 끝내 주스로 변했지만 맛은 여전히 좋았다.

시원한 물놀이는 물론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까지 풍성하게 마련된 캐리비안 베이에서 올 여름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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