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성남 소재 30평 규모 편의점에 가보니...주84시간 일한 대가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최저임금이 2년 연속 10% 이상 오르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인 다수는 내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고용을 줄이는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특히 업계 특성상 시간제 근로자(아르바이트) 고용 비중이 높은 편의점 점주의 한숨을 깊어져 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 고용 비중이 높은 편의점주들은 올해보다 10.9% 상승된 내년 최저임금에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月 매출 5300만원 중 점주 몫은 5.85%

2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7530원보다 10.9% 상승된 8350원에 의결되자 편의점 점주들은 폐업까지 고려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또다시 늘어나면서 점주들은 근무 비중을 늘려도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아르바이트생과 별다른 차이가 없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에선 "가맹수수료 등 편의점 본사 수수료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계약 조건에 따라 가맹수수료, 임대료 등은 본사와 함께 분담하기 때문에 점주가 느끼는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대부분 점주는 인건비에 가장 민감하다"고 답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99.1㎡(약 30평) 규모의 한 편의점 6월 손익계산서를 살펴봤다. A점주는 평일, 주말 모두 12시간 나머지는 아르바이트생 5명이 번갈아 근무한다. 

더위가 시작되는 6월을 '성수기'라고 밝힌 A씨 매장의 지난달 총 매출은 약 5326만원이다. 여기에 약 3674만원에 달하는 매출원가를 빼면 약 1650만원의 매출총이익이 나오는데 본사에 지불하는 가맹수수료 40%를 제외하면 약 991만원이 경영주수입으로 잡힌다. 그리고 본사에서 나온 70만원의 본부지원금을 더하면 경영주총수입은 약 1060만원이 된다. 

여기에 영업비(임대료, 각종 보험료, 카드 수수료, 세금 등) 약 302만원까지 빼면 약 758만원의 영업이익(매출대비 14.24%)이 나온다. 점주 혼자서 365일 24시간 내내 일한다면 영업이익을 모두 손에 쥘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758만원에서 인건비를 빼야 점수의 6월 순수익이 된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올해 최저임금(7530원)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인건비(매출대비 약 8.4%)를 지출하면 정작 점주가 손에 쥐는 액수는 매출의 5.85% 수준이다. 

휴일 없이 주 84시간 동안 일하면서 월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정작 점주의 월급은 약 310만원이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약 8611원.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야간수당까지 챙겨준다면 어떤 것이 점주의 월급인지 알 수 없는 금액이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편의점 6월 손익계산서. /사진=한스경제 독자

내년 최저임금이면 알바보다 못한 점주될 판 

당장 지난해보다 16.4% 오른 올해 최저임금에도 버거워하는 게 현실인데 5개월이 지나면 10.9%의 부담을 추가로 짊어져야 하는 A씨다.         

A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가맹수수료(11.10%)와 인건비(8.4%)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실상 가맹수수료는 고정 비용으로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지출을 최소화하고, 순수익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그는 "최근 최저임금이 계속 상승하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점주들을 많이 봤다"며 "사실 가맹수수료는 본사와 계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큰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서 그는 "문제는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라며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을 챙겨주는 것조차 버거운데 당장 5개월 뒤에 최저시급이 10% 이상 오른다면 당장 제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 업계는 '동맹휴업'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맹본사에 지급하는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출점 방지 대책을, 정부에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및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 분담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 2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영업자,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보다 10.9% 상승한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응답 비율이 74.7%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75.3%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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