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20 가상화폐 규제 언급에도…비트코인 나홀로 가격 상승
알트코인은 도리어 가격 하락...비트코인 점유율 47% 돌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주요20개국(G20)이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권 장벽을 허물겠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수직 상승하는 동안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는 도리어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들어오게 한다는 것은 이와 동시에 규제도 강화한다는 의미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과거 가상화폐 상승기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동반 오름세를 보였던 것과는 딴 판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된 신규 자금이 상대적 ‘안전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오후 3시 15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02% 오른 8015달러(약 90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가상화폐 규제 강화 필요성을 담은 공동 성명이 발표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시가총액 상위권 가상화폐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453달러), 리플(0.439달러), 비트코인캐시(800달러), 이오스(7.8달러) 등의 알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6% 가량 내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프로 보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엇갈린 운명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최근 일주일 간 가격 그래프를 보면 비트코인은 뚜렷한 우상향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등은 가격 상승 뒤 하락하며 반등에 성공하지 못 하는 모양새다.

일주일 가격 그래프로 보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가격 '엇갈림' 현상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사진=코인마켓캡

비트코인 점유율 47% 넘어…'최대 호황'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수준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높아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현재 비트코인 점유율은 47.5%까지 올랐다. 비트코인 점유율이 47%를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대치를 연일 갈아치우던 역대 최고의 호황기였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와 지금의 비트코인 점유율 추이가 180도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승기에는 비트코인 점유율이 떨어지고 알트코인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탓에 보다 저렴한 알트코인으로 투자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 1월초까지 가상화폐 시장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비트코인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8월 66.52%에서 1월 14일 32.8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12.38%에서 18.21%로, 리플은 4.87%에서 10.51%로, ‘기타’로 분류되는 알트코인은 15.43%에서 24.27%로 점유율을 넓혀갔다.

반면 최근엔 비트코인 점유율이 높아지고 알트코인 점유율은 도리어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비트코인으로 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점유율은 47.5%로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47%대 위로 올라섰다./사진=코인마켓캡

비트코인 점유율 상승, 가상화폐 시장 상승기 ‘시그널’ 될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점유율 상승을 두고 과잉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비트코인 점유율을 비트코인이 가진 미래 가치나 건전성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각 국의 규제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트코인 점유율로 이를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웨일팬더(WhalePanda)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점유율을 시장 지표로 삼지 말라”면서 “미리 비트코인을 채굴한 사람들이 에어드랍을 시작하자마자 점유율이 상징하는 바는 무의미해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 호재가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월가에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자산운용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기관투자가들이 가상화폐 투자를 준비하고 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최근 비트코인 ETF의 승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데스크는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비트코인 ETF의 승인 가능성은 90%다. 시장에선 오는 9월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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