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효성건설, 창동역사 자산가치 없이 공사대금 조정할 듯
한화자산운용, 인수인 나타나도 310억원 소멸시효 지나 손실
흉물로 남아 있는 창동역사. 사진=한스경제 DB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회생절차 M&A를 진행 중인 창동민자역사(법정관리인 이현태)에 대해 인수의향자들이 나타났다. 복잡하게 얽힌 창동역사의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 찾게 될지 주목된다. 

25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스토킹 호스 M&A절차를 밟고 있는 창동역사에 대해 4곳의 부동산 개발회사가 예비인수자 신청을 했다. 

예비인수자로 나선 곳은 현대산업개발, 아시아디벨로퍼&부국증권, 제이에스 아이랜드, 도시표준 연구소다. 이들 회사 대부분은 금융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토킹 호스 절차에 뛰어들었다.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는 채무자 회사에 대해 예비적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인수자를 정한 후 다시 공개매각절차에 회부해 인수가액을 높이 방식의 회생절차 M&A다. 공개매각 과정에서 높은 가격의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예비 인수자가 우선매수권을 갖는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예비 인수인(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법원은 인수 의향을 밝힌 회사를 상대로 분양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을 상환할 수 있는 자금력과 그 자금 출처를 중심으로 심사해 예비인수인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법원은 M&A 입찰안내서에서 인수 의향 기업에 대해 예금잔액증명 500억원과 1000억원 이상의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동역사의 재무상황을 조사한 회계법인 예교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창동역사의 1층과 2층의 분양계획을 반영했을 때 창동역사의 계속기업가치는 1207억원이다. 창동역사가 모두 8층으로 설계된 점을 감안하면 완공 시 계속기업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이 창동역사의 M&A절차에서 예비 인수자 신청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 분양피해자, 피해금액 보상 가능해져... 유치권자 효성의 몫은 얼마?

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창동역사의 분양 피해자들의 피해금액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구조조정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창동역사 회생절차에 관여한 강남 소재 D로펌의 대표 변호사는 “회생절차에서 밝혀진 분양 피해자의 채권액은 약 700억원”이라며 “법원이 분양 피해자의 채권은 우선 변제받아야 하는 공익채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분양 피해자의 채권은 우선순위 상환대상이므로 인수자는 최소 700억원의 자금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인수자는 나머지 공사와 분양 홍보 등에 들어가는 필수 사업비도 고려해야 한다.  

법원이 조사한 창동역사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창동역사의 필수 사업비는 이미 진행된 공사를 고려하더라도 약 2097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공사대금으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효성의 채권은 원리금 약 129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구조조정 업계는 이 금액이 상당 부분이 감액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동역사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창동역사의 청산가치는 ‘0’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건설이 자산 가치 없는 창동역사에 대해 기존 공사대금을 주장하며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보단 채권금액을 조정해 일부라도 상환받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회생절차에 불똥 떨어진 한화자산운용, 투자금 손실로 손해배상 위기

예비 인수인의 등장으로 분양 피해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창동역사의 채권자로 신고한 한화자산운용사는 310억원의 채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모두 없어 질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창동역사의 관리인이 지난 4월 창동역사의 채권, 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해 법원에 보고하면서 드러났다. 관리인은 법원에 “한화자산운용이 창동역사의 대출 연체 이후 7년 이상 채권행사를 하지 않아 채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이 투자금은 ‘한화트라이써클특별사모펀드’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문예진흥기금 150억원과 관광진흥기금 160억원을 받아 관리를 맡긴 돈이다. 구조조정 업계는 한화자산운용이 관리인의 결정에 대해 다투겠지만 M&A인수자가 나타난 상황에서도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문광부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전액 손실로 처리되면 향후 채권 관리 소홀을 문제 삼아 한화자산운용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회생법원 사건검색 내용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화자산운용은 관리인의 채권 부인 결정에 재판을 신청하지 않았다. 

◇ 창동역사는...
창동민자역사의 공사는 공사시행협약서에 따라 2008년에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 이후 주주가 무단으로 회사를 보증인으로 세우고 분양대금을 횡령했다. 이 일로 임직원이 구속되고 약 900명의 분양피해자가 발생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창동역사는 2010년 27.6%의 공정률에서 공사가 멈춘 채 현재까지 흉물로 남아 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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