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폐암 투병 끝에 60세의 나이로 25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정미홍 전 사무총장이 오늘 새벽 하늘나라 천국으로 가셨다”며 “유족의 입장으로 장례식장은 알리지 못하니 글로써 추모해 달라”고 밝혔다.

정 전 아나운서는 1982년 KBS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인물로 KBS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 잡으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 메인 진행을 맡기도 했다. 1993년 KBS에서 퇴사한 뒤 1995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조순 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시장 의전비서관 등을 지낸 정 전 아나운서는 2011년 한나라당 특임위원, 2012년 새누리당 촉탁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서는 태극기 집회를 주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무죄 석방을 주장하면서 지난해엔 대한애국당에 입당해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김정숙 여사 등에 거친 언사로 물의... 벌금형 선고받기도

정미홍은 그동안 거친 발언으로 빈번히 도마 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일당을 받고 동원됐다고 주장했으며 백범 김구에 대해 “김일성에 부역한 자인데 좌파 역사학자들이 영웅으로 만든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뇌물 먹고 가족 비리 드러나자, 자살하고 가족 수사 덮게 한 더러운 대통령”이라 비하했으며, 김정숙 여사에게는 “취임 넉 달도 안 돼 옷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로 국민 원성을 사는 전형적인 갑질에 졸부 복부인 형태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 전 아나운서는 2013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종북 지자체장’이라고 언급했다가 피소돼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 2015년부터 폐암 투병한 정미홍, 죽기 전 “다 부질없는 일인데 내가 예민했다. 관대하라” 말 남겨

한편, 정 전 아나운서의 측근이라고 밝힌 이 씨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의 상황과 정 전 아나운서가 남긴 마지막 말을 전했다. 그는 “정 대표는 루푸스라는 난치병을 앓다 오래 전 완치했는데 이 병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돼 있었다”며 “2015년 1월 폐암 판정을 받아 망연자실했지만, 기운을 내 보다 더 강하게 좌파와 싸웠다”고 운을 뗐다.

이 씨는 “조(원진) 대표님 지원 유세 및 애국당 창당과 발전에도 애를 썼다”면서 “애국당 창당 무렵 이미 병세는 깊어져 있었고 그때 이미 정 대표는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변희재 씨가 정 대표 명예에 먹칠하여 가뜩이나 병이 깊고 심신이 예민해져 있던 정 대표는 이 문제로 극도로 병세가 악화됐다”며 “그러다 보니 판단력도 조금 흐려지고 우여곡절 끝에 애국당을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정 대표는 애국당을 나오기 직전은 물론 나와서도 사실은 애국당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와중에 올 2월 폐암이 뇌로 전이 되어 입원하게 됐다”며 “3월 말부터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 대표는 삶을 정리하시며 애국당에서 갈등하셨던 일 등을 안타까워했다”며 “‘내가 너무 예민했었다, 다 부질없는 일이었는데’, ‘관대하라’고 말했다”고 고인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김현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