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수, 中 난징에 공장 증설...'그룹 모태기업' 위상 강화될 듯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LG화학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주력사업인 기초소재와 미래 먹거리인 전지사업에 총 5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입하며 업계는 물론 그룹 내에서까지 입지를 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기초소재 분야 사업구조 고도화와 배터리 공장 증설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이 연초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2020년 매출 36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올해에만 시설투자에 3조8000억원, 연구·개발(R&D)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경영 목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기초소재 분야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2.8조원, 중국 배터리 공장 설립에 2.2조원을 투자했다. /사진=LG화학

◇ 고부가 기초소재에 2.8조 투자

우선 기초소재부문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남 여수공장 확장단지 내 33만㎡(10만평) 부지에 NCC(납사분해시설) 80만톤과 고부가 PO(폴리올레핀) 80만톤을 각각 증설해 2021년 하반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NCC 생산능력(에틸렌 생산량 기준)은 330만톤으로 확대돼 국내 1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다. 현재 LG화학의 국내 에틸렌 생산 능력은 220만톤으로 2위 롯데케미칼(210만톤)과 격차는 10만톤이다.   

고부가 PO(폴리올레핀) 역시 이번 80만톤 증설을 포함해 범용제품 라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180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인해 LG화학은 고부가 PO사업 확대에 필요한 에틸렌을 확보하는 한편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의 기초원료는 내재화해 수익 구조를 강화했다. 현재 전체 PO사업에서 약 50%를 차지하는 고부가 PO를 2022년까지 75% 규모로 확대해 경쟁사 대비 생산규모 및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투자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라는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며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2.2조 투입해 中 난징에 제2 배터리 공장 건설

LG화학은 미래 먹거리인 전지사업에도 돈다발을 풀었다.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투자해 중국 난징에 제2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신규 공장은 올해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난징 공장에는 16개 전기차 배터리 라인, 3개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배터리 라인, 4개 소형 전지 라인 등 총 23개 생산 라인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LG화학은 난징 공장 증설에 대해서 "2020년 이후 중국 보조금이 없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내수용 기지로도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활용 가능하다고 판단해 아시아 지역 수출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연이은 대규모 투자에 그룹에서도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대규모 투자에 그룹 내 기대 남달라

LG화학은 대규모 투자 행보를 화학 업계는 물론 그룹 내에서도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투자는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었다"며 "업계 내에선 경쟁사도 각각의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LG화학은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와 기술 격차가 있는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업황에 영향 받기 쉬운 범용 소재 중심의 경쟁사와 차별화를 둬 '업계 1위'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목표다. 

그는 이어 "LG화학은 그룹 모태 기업으로 (다른 주력 계열사와 다르게)창립 이래 적자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구조적으로도 석유 화학을 비롯해 전지, 정보전자, 생명과학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 내 입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만큼 그룹 내부에서도 기대가 남다를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호영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24일 컨퍼런스콜에서 "유가, 환율 변동과 글로벌 무역 분쟁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기초소재 분야 사업구조 고도화와 자동차 전지 중심의 매출 확대 등 성장 가속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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