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명문제약, 판매호조에 주가 강세
국내 치매치료제 현황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치매치료제가 진화하고 있다. 기존 먹는 약에서 탈피해 붙이는 패치제부터 음료,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조기진단 시스템까지 화려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진입하며 치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제약· 바이오업체들이 치매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명문제약에 따르면 치매치료제 ‘리바론패치’는 전년 반기 대비 상반기 매출이 92.4% 수직상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명문제약의 주가는 9% 이상 오름세를 타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든 치매 환자 특성상 정해진 시간에 스스로 약을 챙겨먹는 것은 힘든 일이다. 또한 뇌신경 장애로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해 알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도 많다.

현재 시중에 나온 치매패치는 가족이나 환자가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약 24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리바론패치/사진제공=명문제약

명문제약 리바론패치의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를 억제하는 ‘리바스티그민’이 함유됐다. 치매는 아세틸콜린이 잘 분해되거나 부족하면 발생하는데 패치에 묻은 약물이 피부를 통해 흡수돼 효과가 나타나는 원리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패치 연구개발업체 아이큐어는 ‘도네페질’을 이용한 치매패치를 개발 중이다. 도네페질은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성분이지만 피부에 흡수되기 어려워 패치제로 개발이 어렵다. 아이큐어는 현재 이 물질을 이용한 패치제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 한국, 대만, 말레이시만, 호주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은 수 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다.

아이큐어 패치제는 기존 제품보다 약효 지속 기간을 대폭 늘려 1주일에 두 번만 붙이면 된다. 보령제약 또한 1주일에 2~3회 부착하는 패치제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며, 대웅제약도 1주일에 한 번 붙이는 제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마시는 음료를 들고 치매 시장에 뛰어든 업체도 있다. 한독은 국내 최초 치매에 효과가 있는 드링크제 ‘수버네이드’를 오는 8월 초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에는 뇌 시냅스 간 연결을 활성화시키는 영양소 DHA, EPA, UMP 등을 조합한 ‘포타신 커넥트’가 함유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1322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치매 예방과 경증 환자 진행 지연 효과를 입증했다.

치매는 현재까지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 또한 매우 중요하다. 빨리 발견할수록 증상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환자의 일상생활 능력과 인지기능을 문답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나, MRI(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 단층촬영) 등을 통해 치매를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식에서 탈피해 콧물, 혈액 등을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키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은 치매 환자가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콧물로 치매를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 중이다. 2년 내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의약품 연구개발 업체 메디프론과 바이오 업체 피플바이오는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보조키트를 개발했다. 두 업체 모두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혈액 속에 얼마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SK바이오팜은 뇌 MRI와 혈액검사 등 건강 정보를 분석해 치매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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