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월 BOJ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엔화 강세
8월들어 불확실성 해소되면 원·엔 환율 내릴 수도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 올 겨울 일본 여행을 앞둔 A씨는 최근 환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5월까지만 해도 970원대에 머물던 엔화가 최근 1016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아직 출국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엔화가 계속 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A씨는 지금이라도 환전을 해야 하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엔화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일본 여행을 앞둔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714만여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엔화 환전 시기로 8월 이후를 추천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 환율은 오후 2시 현재 100엔당 1010.74원으로 전일 종가(1013.36원)보다 2.62원 내렸다. 이날 100엔당 1008.07원으로 출발한 원·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11원 위로 올랐다가 소폭 내린 101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엔화는 가파른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1월초 939.49원까지 내리며 연저점을 기록한 엔화는 3월말 1018.17원까지 치솟은 뒤 970~990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6월 초 972.71원에서 6월말 1017.32원으로 한달 새 50원 가까이 급등한 뒤 이날까지 1000~1015원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3개월동안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0원에서 1020원까지 큰 변동을 보였다./출처=KB국민은행

엔화 가치가 급변하면서 엔화 환전을 앞둔 이들은 적절한 환전 시기를 찾고 있다. 8월 출국을 앞둔 B씨는 “출국이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환율 상황이 좋지 않아서 고민”이라며 “매일 환율을 체크하고 있는데 엔화가 언제 떨어질까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401만여 명이다. 지난해 연간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714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여름 성수기 등을 포함해 올해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방일 관광객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엔화 환전 시기로 8월 이후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에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오는 31일 BOJ 통화정책회의가 끝나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7월 BOJ 회의에서 당장 통화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BOJ 정책변경에 대한 기대로 엔화가 강세로 선회했으나 회의 가 끝나면 오히려 정책 기대가 약화되면서 엔화는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다시 약세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절상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도 원·엔 환율 하락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위안화 약세를 비판하고 나섰지만 중국 정부도 위안화 절하를 원하지 않는데다 향후 위안화 절상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경우 원화 역시 위안화에 연동돼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위안화 약세 비판 이후 위안화와 중국 증시가 모두 반등했다”면서 “일각에서 인민은행이 무역갈등에 대비해 위안화를 절하시킨다는 주장이 있으나 중국 정부도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원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장기적 성장 전략과도 배치된다. 환율 정책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 간 이해관계 간격이 심하지는 않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