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라이벌]③ 롯데제과 ‘월드콘’ VS. 빙그레 ‘메로나’
[세기의 라이벌]③ 롯데제과 ‘월드콘’ VS. 빙그레 ‘메로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8.07.31 08:00
  • 수정 2018-07-31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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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하이틴 스타' 이상아가 출연한 월드콘 TV광고(왼쪽). 1990년대 인기 배우 김은정이 나온 메로나 TV광고. /사진=롯데제과·빙그레

[한스경제 김솔이 기자] 롯데제과 월드콘과 빙그레 메로나는 얼핏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지만, 약 30여년이란 시간 동안 소비자들로 사랑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월드콘은 1986년 탄생했고, 메로나는 그로부터 6년 뒤에 출시됐다. 무수히 많은 제품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장에서 이들이 장수할 수 있던 비결은 독보적인 맛과 디자인이다. 이 근거는 두 아이스크림이 여전히 편의점 매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최근 두 제품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월드콘은 맛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메로나는 비(非)아이스크림 분야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월드콘. /사진=롯데제과

◇월드콘, 이유 있는 자신감…바삭한 콘에 부드러움

출시 32년째를 맞은 월드콘은 지난해 말까지 27억개, 약 1조35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약 60만2,100Km로 지구 15바퀴를 돌 수 있다. 1996년부터 아이스크림 매출 1위 자리를 지키는 월드콘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드콘은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경쟁 제품보다 큰 크기의 콘에 아이스크림을 담고 땅콩과 초콜릿 장식을 올려 고소하고 향긋한 맛을 만들었다. 또 콘 안쪽에 초콜릿을 코팅해 바삭함이 유지되도록 했으며, 콘 아랫부분의 초콜릿이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을 때 느끼는 섭섭함을 달래준다. 강렬한 색감에 별 문양 디자인은 월드콘의 ‘시그니처’다. 

메로나. /사진=빙그레

◇메로나, 한국에 없던 맛을 찾아내다

월드콘이 고소함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했다면 빙그레는 블루오션(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을 찾아 해외로 떠났다. 

빙그레 신제품 개발 담당자는 1991년 동남아시아 시장조사에서 멜론 맛에 푹 빠졌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멜론은 아주 귀한 과일이었다. 백화점 수입과일 매대에도 1~2개를 판매하는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수입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외국에서 맛봤던 달콤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대체품을 찾던 담당자 눈에 들어온 건 참외였다. 외국에서 판매하던 멜론맛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멜론과 참외의 사이 정도였기 때문이다. SNS에서 메로나의 천연향이 참외향이라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메로나는 수십 가지 시제품을 거쳐 탄생한 만큼 소비자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아 ‘국민 아이스크림’이 됐다. 막대형 아이스크림 매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 때 메로나”라는 유행어가 탄생했을 정도다. 

이제 메로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각 나라의 선호 과일에 맞춘 딸기, 바나나, 망고맛 메로나가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북미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995년 하와이에 수출을 시작한 메로나는 한국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서 큰 사랑을 받았고, 현재 하와이 지역 세븐일레븐·코스트코 막대형 아이스크림 판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월드콘컵케익. 아래는 메로나 관련 상품. /사진=롯데제과·빙그레

◇새로움 찾아 떠나는 두 아이스크림

월드콘은 ‘가족 만들기’에 나섰다. 먼저 지난달 기존 바닐라맛에 더해 부드러운 커피맛을 즐길 수 있는 ‘모카 앤 크림’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협업을 통해 ‘월드콘컵케익’ 2종이 태어났다. 돔 형태의 투명한 용기 안에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땅콩 토핑이 나란히 담겨 있다.

특히 헤이즐넛맛은 오리지날제품에 헤이즐넛을 첨가해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월드콘의 별모양과 강렬한 색감을 그대로 차용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월드콘은 소비자의 세세한 입맛까지 신경 쓰는 차별화 전략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맞춰 다양한 맛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메로나는 ‘친구 만들기’에 한창이다. 의류브랜드 스파오, 스포츠브랜드 휠라, 신발브랜드 슈펜 등과 협업을 통해 메로나가 새겨진 티셔츠·신발·잡화 등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생활용품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생활용품으로 변신한 후 큰 인기를 얻은데 착안한 빙그레는 ‘메로나 수세미’를 내놓은데 이어 애경과 함께 ‘메로나 칫솔’까지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돼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지난 5월과 6월에는 각각 메로나 맛 우유가 담긴 ‘메로나 보틀’, 일명 ‘쭈쭈바’형 메로나인 ‘메로나 튜브’도 탄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