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이선영 기자] 국내 분유시장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과점 시장이다. 분유업계 선발주자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1960년대 설립된 이후 1위 자리를 놓고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임페리얼드림 XO(왼쪽), 아이엠마더./사진=남양유업 제공

◇'분유시장 1위' 반세기 전통의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1967년 1월, 우리나라 분유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유아용 조제분유 ‘남양분유’를 생산한 이후 50년간 줄곧 국내 분유 시장 1위를 유지했다. 남양유업의 2016년 기준 시장 점유율 45%로 매일유업(26%)보다 약 20%p가량 앞선다. 

남양유업은 모유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 1971년 '남양분유'보다 유청단백질을 강화하고 필수지방산 함량을 보충한 ‘남양분유 A’를 출시했다. 1980년대에는 국내 최초 성장기 어린이용 조제분유 ‘점프’를 선보여 많은 호응을 얻었다. 2000년대 진입 후 각종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모유 및 우유 속 성분 분리가 가능해지자 다양한 기능성을 갖는 분유들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의 분유 제품을 대표하는 ‘임페리얼 드림 XO’와 ‘아이엠마더’가 탄생했다.

‘임페리얼 드림 XO’는 국내 프리미엄 유아식의 첫 장을 열었던 ‘임페리얼 드림’의 후속으로 2003년 출시됐다. 기존 제품에서 아기가 소화하기 힘든 단백질은 낮추고 필요한 단백질은 보강했다. 또 국내 최초로 특허받은 원료인 웰뮨(Wellmune)을 배합해 아기의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2006년 출시된 ‘아이엠마더’는 DHA 전용 목장에서 특별사료를 먹고 자란 젖소에게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DHA 함유 아인슈타인 원유를 사용했다. ‘임페리얼 드림 XO’와 ‘아이엠마더’ 모두 장내균총 개선 효과를 통해 아기가 원활한 배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앱솔루트 명작(왼쪽), 앱솔루트 유기농 궁./사진=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 '앱솔루트' 앞세워 맹추격 

남양유업보다 5년 늦게 창립한 매일유업은 1974년 ‘매일분유’를 선보이며 분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79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영양표준을 근거로 개발한 ‘매일분유G’를 내놓았고, 1981년에는 중동 및 동남아 지역에 조제분유를 수출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을 앓고 있는 유아들을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은 강화한 특수분유 8종을 국내 최초로 출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2000년 ‘앱솔루트’ 후속작으로 ‘앱솔루트 명작’, ‘앱솔루트 유기농 궁’ 등을 내놓으며 분유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앱솔루트 제품은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에서 모유와 아기 변을 기반으로 두뇌, 시력, 성장, 방어능력, 소화흡수 등 5가지 핵심 항목을 연구해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앱솔루트 영양시스템’을 적용했다. 특히 앱솔루트 명작과 앱솔루트 유기농 궁에는 망막 구성 성분 루테인과 지방 대사에 도움을 주는 소화흡수 성분인 우유 유래 OPO(베타팔미트산)이 첨가돼 있어 엄마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남양유업 '시우아이스'(왼쪽), 매일유업 '애사락 금전명작'./사진=남양유업, 매일유업 제공

출산율 저하로 매출 부진... 탈출구는 '中수출' 

문제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국내 분유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점이다. 실제 2014년 3600억원에서 지난해 3200억원(업계 추정)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매출도 감소 추세다.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분유를 포함한 전체 매출은 2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매일유업의 올 1분기 매출은 3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어들었다. 

두 회사는 중국 수출 활성화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남양유업의 ‘아기사랑 수(중국명 시우아이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분유 중 처음으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해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정식 등록됐다.

매일유업 역시 중국 분유 수출을 확대한다. 매일유업은 2007년 영유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출시하며 중국 수출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의 국내 모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아기에게 맞춰 영양 설계한 ‘애사락 금전명작’을 새롭게 선보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 중국 매출액 500억원이 목표”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여파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점차 회복되는 추세”라며 “올해 수출액을 사드 이전 수준(2016년 4200만달러)으로 되돌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선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