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비서' 이어 '강남미인' 인기…하반기도 줄줄이 대기
두터운 팬층 보유해 흥행 유리…캐릭터 싱크로율 등이 관건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웹툰 시장 규모 1조원 시대다. 드라마 산업에서 웹툰이 중요한 자원으로 떠올랐다. 인기리에 종영한 tvN ‘김비서가 왜그럴까’에 이어 KBS2 수목극 ‘당신의 하우스헬퍼’ 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하반기에도 웹툰 원작 드라마가 줄줄이 대기 중인 상태. 인기 웹툰의 경우 스토리와 재미를 검증 받아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제작사들이 앞 다퉈 웹툰 판권 구입에 나서는 이유다.

웹툰 원작 드라마 전성시대

웹툰 원작 드라마의 인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미생’ ‘치즈인더트랩’ 등이 드라마로 제작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tvN 종영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웹툰 원작 드라마 성공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그린 작품. 박서준, 박민영은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했다. 임수향과 차은우는 지난 27일 첫 방송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웹툰을 찢고 나온 듯 완벽한 비주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외모컴플렉스를 가진 여성이 성형 후 캠퍼스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고뇌와 성장을 담은 작품. 연출을 맡은 최성범 PD는 “웹툰을 원작으로 해 가볍다고 여길 수 있지만 로맨스물 안에 주제의식도 있다”며 “성형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했지만 또 다른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에도 웹툰 원작 드라마가 쏟아진다. 스무 살 동갑내기 김유정과 김소현은 비슷한 시기 웹툰 캐릭터로 변신, 풋풋한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유정은 11월 방송예정인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작가 앵고)에서 청결보다 생존이 먼저인 취업 준비생 길오솔로 변신한다. 청결이 목숨보다 중요한 꽃미남 청소업체 CEO 장선결 역의 윤균상과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김소현은 천계영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좋아하면 울리는’ 여주인공을 맡는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누군가를 좋아할 경우 이를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어플이 보편화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진심을 알고 싶어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김소현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이모네 집에 얹혀살고 있지만 구김 없는 소녀 조조를 연기한다. 하반기 넷플릭스(Netflix)와 tvN에서 동시 방영되며 ‘쌈, 마이웨이’ 이나정 PD가 연출을 맡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사이느은’(작가 이연지) ‘낮에 뜨는 달’(작가 혜윰) ‘계룡선녀전’(작가 돌배)을 비롯해 이미 영화로 제작된 ‘신과 함께’(작가 주호민)도 드라마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신한 스토리…드라마 시장 활력

웹툰은 드라마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 시장은 1조원 규모로 한 해 1700개가 넘는 작품이 쏟아졌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같은 기간 수출액이 4000만 달러에 달했다. 올해 18%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네이버 웹툰 이용자 4000만명 중 절반이 넘는 2200만명이 해외에서 웹툰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철 만화진흥원장은 “웹툰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는 건 웹툰 작가들의 뛰어난 창착-창의력 덕분”이라며 “한국 웹툰은 만화 역사가 오래된 중국이나 유럽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툰은 참신한 스토리와 개성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도 드라마를 보고 웹툰을 찾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캐릭터와 낮은 싱크로율, 촘촘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 등은 원작 팬들마저 등 돌리게 만든다. 웹툰은 주로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가벼운 주제가 많다는 편견 탓에 시청자층이 10~20대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존 스토리를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원작에 볼 수 없던 재미 요소를 추가해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웹툰 원작 드라마 열풍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제작사 및 방송사는 신선한 콘텐츠를 공급 받고, 웹툰 작가들은 대중성을 얻을 뿐 아니라 부가창출도 가능해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인기 웹툰은 대부분 제작사와 판권 계약이 돼 있다”며 “재미를 검증 받은 콘텐츠ㄹㄹ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진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어느 정도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가 집필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JTBC, tvN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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