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롯데쇼핑이 사실상 중국 사업을 대부분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백화점 사업부문 점유율 하락과 직원 개인정보 유출 논란까지 겹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롯데쇼핑은 중국 내 백화점 사업 부문 철수를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국 내 백화점 5개 점포 중 매출이 부진한 톈진 두 곳과 웨이하이 한 곳 등을 철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식은 3개 점포의 영업권을 다른 기업에 양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롯데쇼핑이 이 같이 결정한 까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중국의 보복조치로 현지 사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약 1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슷한 이유로 중국 할인매장(대형마트) 사업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롯데마트 화동(華東)법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전달에는 베이징 점포 21곳을 현지 유통기업 우마트에 넘겼다.

롯데마트 앞에서 항위 시위가 열리고 있는 모습. /바이두 갈무리

◇롯데마트, 중국서 매각 작업 중…누적 적자 2조원 육박

중국 당국은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26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사드 보복 이후 누적된 롯데마트 적자 규모를 2조원갸량으로 추산한다.

다만 롯데쇼핑은 선양점과 청두점은 철수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이 지역엔 호텔·오피스·시네마 등이 함께 있는 ‘롯데월드’를 건설 중이다. 일부 시설이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지만, 최근 공사재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국내 사업도 여의치 않은 점이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042억으로 전년 8조298억 대비 60.1%나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3956억원 2016년(6144억원)보다 35.6%나 감소했다.

엔터식스와 영업권 양도 논의 중인 롯데백화점 안양점.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국내 사업도 위태…인천·부평·안양점 철수에 화장품 PB 중단

물론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8218억원, 143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3.2%, 25.6%씩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1.2%에서 2016년 40.4%로 0.8%p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39.6%로 3년새 1.6%p 낮아졌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과 안양점 영업권 양도를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화장품 자체개발 브랜드(PB) ‘엘앤코스(el&cos)’ 사업을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 6월 엘앤코스를 론칭할 당시 미스트와 쿨밴드 2종을 선보였고, 자사 화장품 편집숍 라 코스메띠끄와 연계해 사업을 키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고, 지난해 예정됐던 단독 매장 출점도 무산됐다.

이밖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면서 롯데백화점 직원 개인정보까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내 철수 검토 중인 매장은 장기 임대계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업영권을 양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아직 검토 단계로 확정된 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매장의 경우 안양점은 인근 평촌점 오픈으로 매출이 줄어 영업권을 양도하게 된 것”이라며 “엔터식스가 관심을 갖고 있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천점과 부평점은 지난해부터 약 5차례 정도 매각 공고를 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4년 넘게 상암점 오픈을 계획 중이지만 아직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고, 2022년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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