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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인정 기자] 구조조정 전문회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1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과 경남의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2일 유암코에 따르면 단독으로 설정한 운용사(GP) 구조조정 펀드 ‘유암코리바운스 제 1차 기업재무안정 PEF'를 불황국면에 접어든 자동차와 조선산업에 영향을 받는 부산, 경남지역의 부품사ㆍ조선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투자방식은 기존의 일반적 한계기업에 대한 투자방식과 다르다. 그동안 유암코는 법정관리 기업과 한계기업에 대해 주로 부실채권(NPL)을 매입해 출자전환을 거쳐 경영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을 써왔다. 부실채권을 입찰을 통해 낮은 가격으로 매입 후 회생기업의 채권자 지위에서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돼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조조정 펀드를 통해 한계기업의 DIP체제(DIP,debt in possession)를 유지하면서 기업인수(Buy-out)과 인수합병(M&A)을 순차적 또는 선택적으로 혼용한다는 계획이다. 

DIP는 회생절차에서 기존의 경영인이 법정관리인으로 되어 이해관계인의 중재자가 되는 제도다. 제3자가 법정관리인이 됐을 때 기업조직의 응집력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유암코는 회생절차에서 기존 경영자가 법정관리인이 되는 상황을 이용, 부실채권 매입이 아닌 기업 인수를 통해 관리인과 손을 잡고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두일 유암코 본부장은 "기업인수 후 법정관리인이 다시 경영권을 인수하는 길도 열어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의 기준은 회사의 회생가능성과 관리인의 경영능력이다. 기존 경영인인 관리인의 횡령, 배임 등 도덕적 문제도 검증한다.

김 본부장은 “이미 지난 6월 부산지역에서 한 차례 구조조정세미나를 했고 3분기는 경남지역에서 열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대구와 인천 순서로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암코가 단독으로 구조조정 펀드 운용사(GP)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경쟁업체인 한국성장금융의 구조조정 혁신펀드와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장 중심의 기업구조조정 활성화하기 위해 1조원의 공공과 민간 펀드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성장금융은 5000억원의 모태펀드에 민간운용사의 자금 5000억원을 더해 1조원을 기업구조조정 영역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월부터 모자(母子)형태로 민간 운용사를 구조조정 플레이어로 활용해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유암코는 독자적인 판단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직접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유암코가 한국성장금융과 다른 방식으로 독립적인 구조조정 펀드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기술력 있는 중소 중견 한계기업을 선점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유암코리바운스 제1차 기업재무안정 PEF’는 화인투자파트너스, IBK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3곳이 참여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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