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인정 기자] S.E.S 출신 가수 슈(본명 유수영·37)가 6억 원대 도박자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로 형사고소된 사실이 알려지고 본인이 이를 시인했다. 파산법 관계자들 사이에서 관심은 슈가 왜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 및 파산 등의 방법을 통해 채무상환 또는 탕감을 받지 못하고 오랜동안 고통에 시달렸는지에 쏠리고 있다.  

3일 경찰 및 법조계에 따르면 슈는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형사 고소를 당한 만큼 그가 한꺼번에 채무를 상환할 능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의 채권자들은 “그녀가 도박자금으로 총 6억원의 채무를 상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 과다한 빚의 원인으로 `도박`을 지목하고 있다.  

슈의 빚 발생 원인이 도박이라고 한다면, 이처럼 도박 빚이 채무조정절차를 통해 조정될 수 있을까.

채무조정관련 전문가들은 도박 빚일 경우 채무조정은 개인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와 같은 분할 상환 방식의 채무조정절차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무자회생과파산에 관한 법(통합파산법)에 의하면 도박 빚은 파산절차를 밟을 수 없다.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김준하 사무처장은 "도박 빚이라도 슈처럼 채권자가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채권자로 이뤄져 있을 경우 신용회복위원회가 진행하는 개인워크아웃절차도 밟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슈의 경우는 개인회생절차를 통해서만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 도박 빚이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이 경우 슈는 재산이 채무보다 적기 때문에, 개인회생절차를 밟으려면 일정 기간 수입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연예인의 경우 `일정기간 수입`을 확정할 수 없어 장담하기 어렵다. 개인회생이 받아들여진다면, 슈는 최장 10년에 나눠 채무를 상환할 수 있다. 다만 담보 없는 일반 채무액이 5억원이 넘을 경우 채무자는 회생절차에서 상환계획에 대해 채권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사기로 피소된 형사사건이 법원에서 유죄로 판명되면 회생절차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김 사무처장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슈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채권자는 회생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무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박 빚이 과다한 빚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채권자들이 슈를 압박하기 위해 `도박 빚`이라며 사기혐의로 고소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 채권자 대화 후 자산처분 방식 택해야

채무조정 전문가들은 슈의 어려운 상황을 풀어가는데는 채권자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자와 상의 없이 회생절차에 돌입할 경우 채권자를 자극할 수 있어 독단적인 행동은 바람직하지않을 수 있고, 형사고소 사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채무협상에서 채무자와 채권자간 상환방법에 대해 깊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방송인 이상민은 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권자들와 협의하에 상환기간을 연장한 상환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회생절차에 의한 채무조정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채권자의 동의하에 회생절차를 밟는 것과 함께 채무자 본인 자산의 처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운영 신용회복위원회 심의위원(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슈의 채무상황에 대해 "채권자에 대해 현재 재산상황을 잘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일정한 소득이 있고 자산이 있다면 처분하는 방식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회생절차에서 자산처분 방식의 채무상환을 수립할 수도 있다. 

강남 소재 D로펌의 한 변호사는 "채권자가 회생절차를 동의하면 부동산 등 자산을 처분하는 방식의 회생계획안을 생각할 수 있다"며 "자산처분대금으로 채무의 일부는 일시에 갚고 연예인으로서 수입을 감안해 일부는 분할 상환하는 회생계획안을 수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SK나이츠 프로농구선수 출신인 남편 임효성은 아내인 슈가 빚을 갚지 않아 피소된 것에 대해 “이미 상당액을 변제했다. 갚지 않는 것이 아닌, 아직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 피소된 것인 만틈 모두 갚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외부에 발표했다.

이어 임효성은 슈가 도박을 하게 된 이유와 관련, “워낙 순수하고 세상 물정에 어둡고 꼬임에 넘어가곤 하는 경향이 있다. 실수를 저질러 깊숙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아내 슈를 감쌌다.

양인정 기자 lawyang@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