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디젤엔진 부럽지 않은 강력한 성능, 웅장한 외관
낮은 온로드 활용도 단점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지프 올 뉴 컴패스는 역시 정통 오프로더였다. 가솔린 엔진을 달고서도 강력한 출력과 탄탄한 차체를 잘 조합해 모험가의 필수품으로 최적화했다.

올 뉴 컴패스는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능숙하게 헤쳐나갈 줄 아는 정통 오프로더다. 지프코리아 제공

반면 도시에서는 아직 어수룩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잘 차려입었지만 갓 상경한 시골 청년을 떠올리게 한다. 겉보기에는 체로키 등 도심형 SUV와 비견할만 하지만, 걸음걸이부터 먹는 것까지 투박함이 남아있었다. 

지프는 최근 올 뉴 컴패스를 출시하면서 시승행사를 함께 열었다. 경기도 파주 일대를 도는 약 50km 구간이다. 고속화도로와 시내, 가파른 언덕길을 두루 경험해볼 수 있었다. 행사장 한켠에는 다양한 장애물을 설치해놓고 오프로드 능력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올 뉴 컴패스는 지프의 4륜구동 기술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바퀴에 토크를 100% 보낼 수 있다. 지프코리아 제공

시원한 오프로드 능력

국내에 출시된 올 뉴 컴패스는 2.4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컴팩트 SUV다. 엔진 이름은 타이어샤크 멀티에어2다. 레니게이드에도 장착된 바 있다. 디젤 모델은 국내 인증 등 문제로 출시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가솔린 엔진인 만큼 최고출력은 175마력, 최대토크는 23.4kg·m에 불과하다. 동급 디젤엔진과 비교하면 토크가 절반 가까이 낮은 셈이다.

몸무게가 가벼운 편도 아니다. 공차 중량이 1640kg. 컴팩트 SUV 중에서는 평범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패스는 오프로드에서 썩 괜찮은 힘을 뿜어냈다. 경사각이 30도를 넘을법한 험지에서는 물론, 수십센치미터의 계단을 오르는데에 큰 무리는 없었다.

지프의 전매특허인 4X4, 4륜구동 기술력의 힘이다. 지형을 수시로 읽어내서 필요한 바퀴에 모든 토크를 옮겨 실을 수 있다. 휠 크기는 17인치로 작은 편이지만, 편평비를 단면폭 225mm에 편평비 60%의 강력한 타이어를 장착한다.

탄탄한 차체 강성은 매끄러운 오프로드 주행을 안정적으로 받쳐줬다. 한쪽 바퀴만 올라가는 측면 경사로에서도 컴패스의 차체는 작은 한숨조차 내쉬지 않았다.

지프가 자랑하는 ‘유니보디’ 덕분이다. 유니보디란 프레임에 차체 상부를 통짜로 만드는 방법이다. 프레임과 모노코크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차체 강성과 승차감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낸다.

올 뉴 컴패스는 지프의 플래그십 체로키를 이어받은 디자인으로 말끔한 얼굴을 자랑한다. 지프코리아 제공

깔끔한 디자인, 높은 가성비

컴패스의 또다른 장점은 외모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모험가이면서도, 지프의 플래그십 SUV인 그랜드 체로키와 비슷한 얼굴을 했다.

덕분에 컴팩트 SUV 답지 않은 웅장함도 자랑한다. 지프의 패밀리룩인 세븐슬롯 그릴과 함께 각진 모양의 헤드램프가 위압적인 모습이다.

인테리어도 오프로더 치고는 꽤나 세련됐다. 사다리꼴 중앙 스택 배젤과, 리미티드 모델에는 8.4인치 터치스크린이 달려나온다. 쌍용자동차 G4렉스턴의 실내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다.

편의 기능도 가득 담아냈다. 스피커는 트림별로 6~9개를 달았다. 지프의 유커넥트 시스템을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하단에 자주 쓰는 기능을 넣어두고 쓸 수 있게 만든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3990만~4340만원으로 막아세웠다. 출시 기념 특별가로 약 300만원 할인 행사 중으로, 지프 관계자는 최근까지 180대가 팔린 상태라고 말했다.

올 뉴 컴패스는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과는 달리, 일반 도로에서는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지프 코리아 제공

도심서 탄다면..."아! 참을 수 없는 투. 박. 함"  

올 뉴 컴패스는 막강한 오프로드 능력으로 모험가들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겠지만, ‘도시의 모험가’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일단 안정감이 문제다.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 뺨치는 힘을 자랑하지만, 진동도 디젤 엔진을 따라갔다는 느낌이다. 특히 경사로에서 힘을 줄 때는 진동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온로드 주행 성능도 영 거슬린다. 가솔린 엔진 치고 낮은 출력 때문에 고속 주행에서 답답함이 크다. 특히 최대 토크를 내는 엔진 회전수가 무려 3900rpm이다.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주로 2000~3000rpm에서 달리는 것을 감안하면, 도심형 SUV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는 세팅이다.

당연히 연비도 낮다. 공인연비는 9.3km/ℓ. 실제로는 고속 주행에서 11km/ℓ, 시내 주행에서는 6~7km/ℓ 정도를 보여줬다. 9단 변속기를 조합했는데도 연비가 떨어지지를 않는다. 도시의 모험가가 되기 위한 비용이라고 해도, 부담이 적지는 않은 편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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