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류업계 큰 손 로렌스 스트롤, 러시아 거부 드미트리 마제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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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포뮬러원(F1, formula-one)의 유일한 인도 국적 팀인 사하라 포스인디아(Sahara Force India F1 Team)가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수자가 누가 될지 레이싱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BBC 스포츠와 ESPN 등 주요 스포츠 매체에 따르면 파산관재인의 관리아래에 있는 F1의 포스인디아팀에 대해 곧 매각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인수 대상자로 의류업계 거물 로렌스 스트롤과 러시아 사업가 드미트리 마제핀, 음료회사인 리치에너지등을 거론하고 있다.  

인수자로 가장 먼저 언급된 로렌스 스트롤은 랄프 로렌과 토미 힐피거 등 패션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는 패션계의 거물이다. 그의 아들 랜스 스트롤은 F1 윌리엄스 마티니 레이싱팀 소속 드라이버로 활동 중이다. 로렌스 스트롤은 아들이 속한 팀에 그동안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다. 로렌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포스인디아의 인수를 공언하기도 했다. 

독일의 아우토 빌트 등 복수의 자동차 매체는 "그가 자신의 18세 아들을 위해 잠재력이 있는 포스인디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로렌스 스트롤이 과반수 지분을 확보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레이싱 업계는 로렌스 스트롤 보단 드미트리 마제핀이 포스인디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 사업가인 드미트리 마제핀의 개인자산은 84억달러(약 9조4000억원)다. 그의 아들 니키타 마제핀은 1인승 오픈 휠 경주대회인 GP3의 드라이버다. 아들 니키타 마제핀은 2018년 프리시즌 테스트에서 포스인디아의 신차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팬사이디드는 "마제핀의 순자산 규모가 로렌스 스트롤보다 3배의 수준으로, 포스인디아를 인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포스인디아를 인수하면 러시아팀인 마루시아를 본선에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인수자로 거론되는 회사는 영국의 음료회사 리치에너지다. 리치에너지는 포스인디아의 파산신청 전부터 인수에 관심을 두고 팀에 3000만파운드(약43억원)를 투자했지만 끝끝내 파산절차를 막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리치에너지가 파산절차 인수전에 다시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포스인디아의 인수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레이싱 업계는 리치에너지가 레드불과 몬스터 에너지와 같은 산업에 속해 있음에도 모터 스포츠 분야에 주요 후원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수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리치에너지가 레드불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인디아의 주주 비제이 말리야. 영국수사기관은 비제이를 사기대출 등 혐의로 지명수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인디아 파산 이유는? 

앞서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포스인디아는 드라이버인 세르지오 페레즈의 신청으로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세르지오 페레즈는 재정난을 겪고 있던 포스사하라 팀을 위해 개인 자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페레즈는 "자신이 공급한 자금을 회수하는 것보다 포스인디아의 미래를 보호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원들이 포스인디아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일부 서비스업체가 파산을 권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400명의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파산절차를 위한 방아쇠를 당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포스인디아의 주요 주주인 인도 재벌 비제이 말리야는 킹 피셔 맥주로 유명한 주류회사의 대표다. 그는 주류사업에서 번 돈을 항공사업과 F1사업에 쏟아 부었으나, 2011년 항공사업이 부도나면서 그룹전체가 흔들렸다. 그는 지난해 7월 사기대출과 자금세탁을 하고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해 지명수배 중이고 포스인디아는 오랫동안 재정난을 겪었다.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팀이 지난달 30일 헝가리 그랑프리 대회 중 파산선고를 내렸다. 파산선고와 동시에 팀은 파산관재인 관리아래 놓였다.

파산관재인 에프알피 로펌은 "포스인디아가 F1에서 성능을 발휘하기위해 얼마만큼 자금의 지출되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팀에 대한 인수의향자가 많다"고 언급했다.

포스인디아의 최대 채권자인 메르세데스 팀도 파산관재인의 발언을 뒷받침하고 나섰다. 메르세데스 팀은 포스인디아에 2009년부터 엔진을 공급하고 있으면 주요 채권자 중 하나다. 

메르세데스 팀의 대표 토토 울프는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포스인디아를 운영할 인수의향자가 많다"며 "팀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인수자 밑에 포스 인디아가 들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팀의 채무는 약 1억 6900만파운드(약2469억원)으로 알려졌다.

포스인디아는 F1 최초의 인도 국적 팀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최약체로 전락한 팀이었으나 막대한 투자가 계속된 끝에 2009년 엔진을 메르세데스로 바꾸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스인디아는 2009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첫 폴 포지션을 획득하면서 중위권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0 시즌 이후에는 중위권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팀으로 자리 잡았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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