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치트키가 김동욱이었다면 후속작 ‘신과함께-인과 연’의 주인공은 주지훈이다. 저승차사 해원맥 역을 맡아 허세 가득한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더한 주지훈은 ‘하얀삵’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해원맥의 전생을 연기하며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실상 1인 2역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를 연기한 주지훈을 향한 관객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신과함께’ 2편은 주지훈”이라는 반응이다. 주지훈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작업”이라면서도 “관객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1편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는데 2편은 어떻게 봤나.

“2편은 뭔가 겹겹이 많은 층을 쌓은 느낌이다. 1편이 가슴을 찌른 느낌이라면 2편은 안타까움과 애잔함을 많이 느꼈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해원맥과 덕춘(김향기)의 과거 전생이 슬프다고 하더라. 나는 내가 연기한 거라 눈물까지는 안 흘렸고 울컥했다. 해원맥의 전생이 안타까웠다.”

-저승 속 해원맥의 ‘깨방정’맞은 모습이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 듯한데.

“실제로도 유쾌한 성격이긴 하다.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편이지만 해원맥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은 김용화 감독이다. 해원맥의 말투는 김용화 감독이 편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쓰는 말투다.”

-해웜맥과 ‘하얀삵’은 캐릭터의 간극이 굉장히 크다.

“사실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 보는 사람이 볼 때 잘했다고 느끼는 건 다른 문제다. 관객들이 저승의 해원맥과 과거 ‘하얀삵’을 볼 때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연기했다. 평상시 해원맥의 모습은 친근하니까 더욱. 어떻게 하면 관객들의 공감을 더 용이하게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 ‘신과 함께’ 시리즈가 배우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날 유연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작업 방식이나 나와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줬다.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도 많이 했다. 이 영화를 통해 (하)정우 형이나 김용화 감독을 만난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 특히 김용화 감독을 만난 게 신의 한 수다. 김 감독을 만나며 내가 수많은 선입견과 왜곡된 시선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만큼 부드러운 사람이다. 김용화 감독은 은인이다.”

- ‘신과함께’ 시리즈를 통해 하정우와 굉장히 친해졌는데.

“정우 형을 존경한다. 위트도 넘치고 사람을 잘 대한다. 굉장히 배려심이 깊다. 말해야 할 건 정확히 말하지만 상대방이 상처 받을까봐 배려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친구에게 왜 그렇게 날카롭게 대했나 싶었다.”

-데뷔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과묵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 때는 연예계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연기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고. 2006년인 스물다섯 살에 배우로 데뷔를 하고보니 연예계 분위기가 굉장히 어색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워낙 솔직하고 거칠게 표현하는 편이라 내 말과 행동으로 다른 배우가 피해를 볼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 신비주의 이미지를 고수한 건 아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나.

“일단 한 번 부상을 당하면 완치가 없다. 드라마 ‘킹덤’에서 전력 질주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을 다 마치고 나니 오른쪽 다리가 아팠다. 의사 선생님이 피로염좌가 왔다고 하더라. 원래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웃음) 내 몸을 더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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