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모델 방탄소년단.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정직과 신뢰'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금융권 모델에 최근 아이돌들이 하나, 둘씩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팬들과 보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소통하려는 아이돌 그룹들과 1020 유스(Youth) 세대를 겨냥한 금융권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새로운 조합에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워너원이 등장하는 신한은행 CF 키보드 뱅킹 편과 선물하는 적금 편은 각각 유튜브 채널에서 280만 회 조회수를 넘었고, 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국민은행 CF의 조회수는 800만에 육박한다. 실제 계좌를 개설하는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자녀가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면 '돈 나갈 걱정'을 해야 했다면 이젠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에 우대금리를 받으며 저축하는 자녀의 똑 소리 나는 재테크에 달라진 시대를 체감할지 모를 노릇. '돈 먹는'은 옛 말, 이젠 '돈 넣는' 아이돌이 대세다. <편집자 주>

최근 KB국민은행은 새롭게 계좌를 개설하려는 청소년들과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의 발걸음을 은행으로 재촉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 지난 6월 출시된 KB X BTS 적금과 KB 국민 BTS 체크카드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사진이 삽입돼 있어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이름)들에게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닌 하나의 굿즈처럼 인식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무명에 가까웠던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선수를 처음 CF 모델로 발탁했던 일은 유명하다. 이렇게 김연아, 박인비 등 세계 1위의 재목을 짚어내는 ‘금손’으로 불려왔던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으로 다시 한 번 이 같은 수식어를 입증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발탁했다. 방탄소년단의 ‘도전’ ‘혁신’ ‘글로벌’이라는 성공 DNA가 ‘코리아 베스트가 글로벌 베스트가 될 수 있다’는 KB국민은행의 가치관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 방탄소년단은 KB국민은행과 인연을 맺은 뒤 약 5개월 만에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轉) ‘티어’’로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거머쥐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방탄 효과’는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반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방탄소년단과 함께한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상업적 이용에 대한 우려로 정확한 구좌 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스타뱅킹 광고 영상은 유튜브, SNS 등에서 통합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해당 영상들에는 “왜 사우디에는 국민은행 지점이 없느냐” “국민은행이 뭐 하는 곳이냐”는 등 여러 외국인 팬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망주를 오랜 기간 지원하는 것을 선호하는 윤종규 회장의 뚝심과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 수용하는 허인 은행장의 젊은 감각 덕에 방탄소년단 모델 기용이 가능했다고 본다”면서 “글로벌 스타가 모델로 활약한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국민은행 직원들의 사기가 더 높아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 체크카드와 통장.

지난 6월 발매된 1년제 자유적금 상품인 KB X BTS 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의 경우 발급 방법 및 후기를 공유하는 팬들 덕에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KB X BTS적금은 1만 원 이상부터 100만 원 이하의 금액을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방탄소년단의 데뷔일과 멤버들의 생일에 입금할 경우 특별 우대이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체크카드의 경우 전월 이용실적 조건 및 적립한도 제한 없이 국내가맹점을 이용할 경우 0.2%를 기본 적립 받고, 전월 이용실적이 30만 원 이상인 경우 커피ㆍ제과ㆍ아이스크림ㆍ영화관업종, 이동통신요금 자동이체, 대중요통, 소셜커머스, GS25 편의점 이용금액의 최대 0.3%에서 0.8%를 추가로 적립 받을 수 있다. 가입은 연말까지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컬래버 상품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위한 열정, 그리고 이를 통한 성공에 대한 확신이 녹아 있는 행운의 마스코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됐다”면서 “KB국민은행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방탄소년단의 선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함으로써 1020 유스 세대에게 KB국민은행의 브랜드와 상품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상품과 관련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팬덤의 움직임까지 생겨나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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