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센터원빌딩 /사진=미래에셋대우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부문, 자기자본(PI) 투자 및 트레이딩 부문, 이자·배당 수익 부문 등이 호실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여세를 몰아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당시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한 ‘세전이익 1조원’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미래에셋대우 ‘연간 이익 1조’ 시대 여나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8일 상반기 매출액이 7조4597억원, 영업이익이 42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5조2345억원) 대비 42.5%,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183억원)보다 34.3% 늘어났다. 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세전이익)은 전년 동기(3508억원)보다 24.1% 증가한 4355억원이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홍콩 더센터 빌딩, 미국 가스복합발전소, 호주 석탄터미널 등 대규모 투자 진행으로 수수료 수입과 이자 수익이 증가했다”며 “채권 운용에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해외 법인이 새롭게 구성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박 회장은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세전이익 6647억원에서 50% 증가한 수준이었다. 당시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전문가 시대에 걸맞은 투자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대우가 ‘연간 세전이익 1조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증권업계에서 새로운 장(章)을 열게 된다. 그동안 일부 금융지주회사가 조(兆) 단위의 세전이익은 일부 금융지주회사의 전유물이었을 뿐 증권사가 조 단위의 이익을 거둔 적은 없다. 지난해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68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업계 안팎에서는 '놀라운 수준'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자료=미래에셋대우

◇ 증시 호황 덕 '톡톡'...해외거점 덕 볼까

미래에셋대우가 상반기에 호성적을 거둔 데는 시장 상황이 워낙 좋았던 영향이 크다. 때문에 하반기에는 상반기만큼의 실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투자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 집중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로 인한 성과가 회사의 투자 여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다시 투자하는 구조를 빠르게 순환시키고 확대시킬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투자 성과가 선순환 구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10개국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을 운영 중인 미래에셋대우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700여명의 현지 직원들이 각 법인의 특성에 맞춰 투자은행(IB), 자기자본(PI), 트레이딩(Trading), 글로벌 브로커리지(Global Brokerage), 자산관리(WM), 프라임브로커리지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현지법인의 자기자본 규모가 2조3000억원에 이르는 등 광범위한 사업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증시 상황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의 시장상황이 극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세전이익 1조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래에셋대우 측은 연초에 설정한 목표를 수정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쟁사들도 상반기 실적 '굿' 

상반기중 호실적이 미래에셋대우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호황을 누렸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 중에서 미래에셋대우(자기자본 8조806억원) 말고도 NH투자증권(4조7861억원), 삼성증권(4조4626억원), KB증권(4조2467억원), 한국투자증권(4조2157억원) 등이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달 25일 잠정 2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상반기 매출액이 4조9208억원, 영업이익이 3415억원, 세전이익이 33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27.9%, 28.1% 증가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발표된 KB증권의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KB증권은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2% 증가한 3조44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2153억원, 21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3.18% 감소했다. 

다음 주에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도 '좋은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거래량·거래대금이 지난 6월 코스피·코스닥지수가 하락세를 탄 시점부터 급격히 줄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대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는데다 중국 관련 지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ELS 조기상환의 이익 기여도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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