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구글 제품 선보여...SKT KT 네이버 등과 경쟁 치열할 듯
다양한 AI스피커들이 국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T 누구, KT 기가지니, 네이버 웨이브, 카카오 미니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스피커의 모습으로 가정의 안방에 침투하고 있다. 국내 AI스피커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구글이 국내에 AI스피커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 제품을 내놓은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점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급성장하는 국내 AI스피커 시장

AI스피커는 일반 소비자들이 AI 기술의 발전을 가장 간편하게 체감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다. 사용자가 컴퓨터의 언어를 습득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화형 플랫폼의 한 형태로, 기업들은 그 사용편의성에 주목해 각사의 기술력을 발휘하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AI스피커 시장은 연내 1억 대에 도달해 전년보다 2.5배 규모로 성장, 오는 2020년에는 2억 25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제품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선발주자인 ‘아마존 에코’가 50%, ‘구글 홈’이 30%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애플 홈팟’은 4%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 시장은 지난 1분기 AI스피커 판매량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8.1%의 비중을 차지하며 세계 3위를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올해 약 30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5위권의 시장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통사 및 포털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 ‘누구(NUGU)’를 시작으로 지난해 KT ‘기가지니’, 네이버 ‘웨이브’, ‘카카오 미니’가 잇따라 출시된 바 있다.

◇ 삼성과 구글, 한국시장 쟁탈전 참전

글로벌 IT업계의 ‘큰손’인 삼성과 구글도 나날이 커져가는 국내 AI스피커 시장을 노린다. 먼저 구글의 AI스피커 ‘구글 홈’ 제품군이 지난 4월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파인증을 받으면서 연내 국내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르면 이달 중으로 자사 AI플랫폼 ‘빅스비’와 자회사 하만의 오디오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펼쳐질 양사의 정면대결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AI 분야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했던 하만의 고유기술이 결합된다는 점에서 그 결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노트9’와 함께 삼성 AI플랫폼 ‘빅스비’의 새로운 2.0버전의 본격적인 활용이 기대되는 곳이다. 상반기에 전년대비 매출 20%, 영업이익 34%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던 삼성 IM(IT·모바일)사업부가 하반기에 꺼내들 반격 카드 중 하나로 주목된다.

◇ 각양각색의 AI스피커, 내게 맞는 제품은?

올 하반기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들은 물론, 기존에 제품을 출시한 기업들도 각자 차별화를 꾀하며 시장 공략에 열 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누구’를 출시해 국내 시장의 개막을 알린 SK텔레콤은 현재 스피커 판매량에 집중하기보다는, ‘누구’를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첫 선을 보인 ‘기가지니’를 선보인 KT는 올들어 ‘기가지니2’를 후속모델로 선보였으며, 지난 7월에는 출시 18개월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했다. TV(셋톱연계)와 음악서비스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야나두, 파고다 등 AI 콘텐츠와 핑크퐁 등 가족친화형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선보인 ‘웨이브’는 자사 AI 플랫폼 ‘클로바’를 통해 동요 및 동화, 외국어 등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자사 서비스인 쥬니버, 오디오클립뿐만 아니라 외부 파트너사의 콘텐츠까지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다양한 환경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와 발음,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가면서 AI 서비스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판매를 시작한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카카오톡, 멜론, 카카오택시, 포털 다음,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들과 카카오 플랫폼의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출시 반년 만에 총 20만 대의 제작 수량이 완판되는 성과를 거둬, 올 3분기에 기능을 일부 개선한 모델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IoT 서비스 ‘카카오홈’과의 결합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국내 AI스피커 시장 진출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알기 어려우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한다는 것은 이 시장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이기에 국내 관련업계에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팽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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