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폭탄주’ 즐기는 젊은층 겨냥 마케팅
짜먹고-녹여 먹고…제형 다양화로 먹는 재미↑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폭탄주'는 즐기지만 숙취는 느끼고 싶지 않은 20~30대가 많아지면서 숙취해소제 시장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부동의 1위 왕좌를 지키고 있는 CJ헬스케어의 ‘컨디션’을 누를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1353억, 2016년 1557억, 2017년 1748억원으로 매년 15%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시장 규모는 1800억대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숙취해소제 업계의 오랜 1위는 CJ헬스케어의 컨디션으로 시장점유율은 40% 이상이다. 이어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 ‘모닝케어’가 각각 30%대, 10%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 개 제품의 입지가 공고한 해당 시장에 최근 새 바람을 불어넣은 제품으로는 삼양사 '상쾌환'과 한독 '레디큐'가 있다. 상쾌환은 드링크제가 대세였던 기존 시장에 알약 형태 제품을 선보이며 2015년 출시 후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했다. 레디큐는 중국인들 사이 인기가 좋다. 국내 한 편의점에 따르면 젤리 제형의 '레디큐-츄'는 지난해 1~4월 매출 기준 중국인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상쾌환(좌), 레디큐(우)/사진제공=각 사

◇삼양사 ‘상쾌환’-한독 ‘레디큐’ 젊은층을 잡아라!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른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중장년층보다 젊은이들이 더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응답자의 55.7%, 30대 54.5%가 폭탄주를 마신다고 대답했으며 40~60대 중장년층은 40%대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도 젊은이를 겨냥한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삼양사는 2013년 알약 제형의 숙취해소제 ‘큐원 상쾌환’을 선보였다. 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를 2016년부터 모델로 기용해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갔다. 삼양사 관계자는 “상쾌환은 젊은층을 겨냥해 출시한 제품으로, 걸그룹 혜리를 모델로 기용한 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1000만포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성장한 수준”이라며 “드링크제를 제외한 제형 중에서 2015년 이후 1등 자리를 꾸준히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한독의 ‘레디큐’는 ‘맛있는 숙취해소제’로 음주자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드링크와 젤리 두 제형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레디큐-드링크’는 망고맛이 난다. 망고맛, 바나나맛 두 가지로 구성된 젤리 ‘레디큐-츄’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에 스마일 캐릭터를 입혔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며 판매기록이 급성장했다. 2016년에는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상승하고 누적 판매량이 800만병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독 관계자는 "레디큐는 젊은 여성들 사이 인기가 좋은 제품"이라며 "편의점, 드럭스토어, 온라인 등 유통망도 다양한 편이라 손쉽게 구매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헛겔(좌), 편안타 확깨(우)/사진제공=각 사

◇‘짜먹고-녹여 먹고’ 제형 다양

JW중외제약은 2016년 짜먹는 숙취해소제 ‘헛겔’을 선보였다. 헛개나무 열매, 홍삼, 강황 등을 주원료로 하는 겔타입 제품으로 망고농축액을 넣어 맛도 더했다.

필름형으로 출시돼 입 안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숙취해소제도 있다. 삼키기 어려운 환이나 마시다 흘릴 수 있는 드링크제보다 복용이 간편하다. 필름형 숙취해소제로는 필름제형 전문기업 씨엘팜과 바이오제닉스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편안타 확깨’가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덕분인지 해외에 수출되는 제품도 있다. 레디큐 시리즈는 지난 7월 중국에 드링크 12만병, 젤리 7만팩을 수출했다. 한독 관계자는“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미국 등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향후 수출 계획을 설명했다. ‘편안타 확깨’ 또한 지난 7월 중국의 한 업체와 약 1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숙취해소제 시장은 20여년 간 수백여개 제품이 쏟아졌다 곧 사라진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컨디션은 성분을 꾸준히 리뉴얼하며 효과를 개선해왔다”며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좋지만 오랫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본인 효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숙취해소 드링크/사진=한스경제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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