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게임 대장주 넷마블이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예정돼있던 신작 출시가 미뤄진데다 영업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 출시로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79%) 오른 12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실적 발표 이튿날인 9일에는 전날보다 1만6000원(11.27%) 하락한 12만6000원까지 추락했다. 특히 이날 주가는 장중 12만250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5월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 2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밑돌아 

주가 급락에는 무엇보다 부진한 2분기 실적 영향 탓이 컸다. 넷마블은 지난 8일 2분기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5401억원) 대비 7.3% 감소한 5008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051억원)보다 40.8% 줄어든 6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37억원, 883억원이었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넷마블은 올 들어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발표한 1분기 넷마블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074억원, 742억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6158억원) 대비 26.2%,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001억원)보다 62.9% 감소했다.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됐고 주가가 하락했다”며 “일시적인 성장통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존 인기게임의 제품 수명 주기(PLC) 강화와 2분기 신작 모바일 어드벤처 역할수행게임(RPG)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대규모다중접속(MMO) 게임 ‘아이언쓰론’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으나 실적 개선은 이뤄내지 못했다. 

◇ 실적 회복하지 못한 이유는 

넷마블은 2분기 중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신작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같은 신작 출시 지연을 꼽는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은 앞서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에 사전예약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권영식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해당 게임의 출시 지연에 대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요소를 개발하고 콘텐츠를 추가로 넣는 과정에서 일정이 늦어졌다”며 “올해 안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북미 자회사 잼시티(Jam City)가 개발해 지난 4월 출시한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해리포터)’의 실적 일부가 3분기로 이연된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리포터 출시에 따라 전체 마케팅 비용(786억원)은 전분기 대비 5.2% 늘어났으나 해리포터 매출액 516억원 중 318억원과 영업이익 일부가 3분기로 이연돼 2분기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넷마블에 따르면 해리포터에서 발생한 영업이익 중 50% 이상이 이연됐다. 

2분기 중 주력 게임들의 매출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넷마블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28%)을 차지하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액은 14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마블컨테스트오브챔피언과 쿠키잼, 세븐나이츠 또한 전분기보다 매출이 각각 7.5%, 1.1%, 17.8% 줄었다. 
     
반면 인건비는 지난해부터 계속 늘고 있다. 2분기 인건비는 1017억원으로 전년 동기(868억원) 대비 17.2%, 전분기(989억원)보다 2.8% 올랐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전년 동기 7.8%, 전분기 9.3%에서 2분기 10.2%로 높아졌다. 신작 출시 및 글로벌 시장 관련 인력 충원, 연봉 인상 등으로 인건비가 늘어났다는 게 넷마블의 설명이다. 

◇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할까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을 연달아 공개하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외에도 MMORPG ‘세븐나이츠2’,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 모바일 어드벤처 RPG ‘팬텀 게이트’ 등 기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모바일 RPG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넷마블의 포부에도 단기간에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신작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는 이유로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작 게임들의 출시 지연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쳐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의 출시 시점이 늦어도 4분기 초로 예상됐으나 컨퍼런스 콜이후엔 빨라야 4분기 말이고 어쩌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 또한 “신작 출시에 따른 모멘텀은 4분기 이후에 발생할 전망”이라며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외 게임들 역시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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