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누진제 한시적 완화에 ' '언 발에 오줌 누기' 불만 폭주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폭염 속 '뜨거운 감자'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요진단' 사전 녹화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요진단' 사전 녹화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신중하게 여러 가지 각도에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하반기 국회에서 누진제를 없애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시적 완화 정책에도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한 후속 대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일 최근 지속되고 있는 재난 수준의 폭염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7, 8월 두 달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3단계인 누진 구간 가운데 1, 2단계 구간을 확대했다. 1단계 상한은 200㎾h에서 300㎾h로 100㎾h 조정하고 2단계 구간은 400㎾h에서 500㎾h 로 100㎾h 조정하기로 했다.  

당시 산업부는 "이번 누진제 한시 완화 조치로 인해 2단계 구간 이상에 속해있는 1512만 가구는 7~8월 두 달간 가구당 평균 1만370원(19.5%), 총 2761억 원 규모의 요금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대 3만원도 되지 않은 할인액에 민심은 오히려 더 들끓기 시작했다. '찔끔 인하', '언 발에 오줌 누기', '주고도 뺨 맞는 꼴' 등 이라는 불만이 폭주했다. 정부의 '재난 수준의 폭염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여름철 전기요금 지원대책'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찔끔 인하', '언 발에 오줌 누기' 등 이라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에어컨 가동 시간으로 계산해보면 인하 폭은 평균 2만원에 그친다. 월평균 전력사용량 350kWh를 소비하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에어컨(1.8kW)을 하루 5시간씩 한 달 동안 가동하면 전기요금 할인액은 2만2510원이 나온다.  

4인 가족살림을 하는 주부 김 모 씨는 "기존 누진제에 적용한 요금보단 덜 나오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완화 정도가 작은 것 같다"며 "솔직히 요금이 20만원 가까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2만원 인하가 피부로 와닿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이 모두 5명인 직장인 임 모 씨는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에어컨은 20시간 이상 틀어놓고 있는데 1, 2단계에만 적용돼 감흥은 전혀 없다"며 "애초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고, 결과 역시 예상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들끓는 민심에 산업부는 지난 9일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 관련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낮은 요금 인하 수준에 대해 산업부는 "한시적 지원 대책에 사용 가능한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요금 할인 기대에 충분치는 않을 수 있다"며 "정된 재원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많은 국민들께 요금 인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누진제 개편 없는 임시 대응책'이라는 목소리에 대해선 "이번 대책은 재난 수준의 폭염에 대응한 긴급 대책의 성격"이라며 "누진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편 방안을 국회와 함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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