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간 6조 시장...현지 업체 협업·베트남 정부 협력 등
암 환자 발생률 2위 베트남…종근당 항암제 주력
베트남 의약품 시장 규모/자료=BMI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블루칩’으로 통하는 베트남 시장공략을 위해 다양한 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한국 의약품의 입찰등급을 2등급에서 5등급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는 계획을 철회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출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제약사는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쏘시오홀딩스 등 65곳에 이른다. 이들 제약사들이 베트남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액만 연간 20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은 제약시장 성장 잠재력이 커 업계에서는 ‘블루칩’으로 통한다. 시장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에 이른다. 2020년에는 규모가 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93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사는 베트남은 최근 건강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약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 생산능력이 떨어져 수입의존도는 높다. 한국의 경우, 베트남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가 중 4번째로 규모가 크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에서 암환자 발생률이 두번째로 높다. 이에 따라 항암제나 암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비타민 및 식이보충제 제품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은 제약사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곳”이라며 “수출 증대를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제약사들 각각 다양한 수출 증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웅·삼일·아이큐어 현지 업체와 손잡고 수출길 모색

대웅제약은 최근 베트남 2위 제약사 트라파코의 지분을 25% 인수하며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됐다. 트라파코는 2만3000여개 약국 판매망을 갖춘 회사다. 양사는 제품 생산, 의약품 유통,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한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자사 제품을 트라파코내 신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한 기술이전을 준비 중이며, 트라파코는 대웅제약 제품을 팔기 위한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신설해 공격적인 유통에 나선다.

삼일제약도 베트남 호찌민시에 공장과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다. 2021년 완공 목표며 EU GMP 및 cGMP 시스템을 갖춘 점안제 전문 생산시설이 될 전망이다. GMP는 WHO가 제정한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규칙을 말한다.  cGMP는 이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의약품 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규정이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제약사 아이큐어는 베트남 내 전국적 영업망을 갖춘 제약사 CVI Pharma와 함께 자사 약품 및 화장품을 현지에 공급한다. 특히 아이큐어의 기능성 화장품 메디타임은 5년 장기물량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 항암제시장 주력…동아쏘시오 베트남 정부와 협력

종근당은 암환자가 많은 베트남 시장에서 항암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면역억제제, 항생제, 심혈관계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베트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2년 12월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했다. 베트남 사무소 설립 후 2년 만인 2014년 현지서 약 4억원의 첫 매출을 올렸으며 이후 성장세는 지속돼 지난해에는 2014년의 7배가 넘는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을 잡고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한국-베트남 양국 간 교류와 협력 증진을 꾀하는 한편,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업회사 및 판매 제품들의 현지 진출 방안을 함께 마련한다.

또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일반의약품 전문회사 동아제약은 지난해 8월 베트남 보건부 산아 인구가족계획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지 사전피임약 공급에 나섰다. 자사 대표 제품인 박카스 공급을 위해서도 현지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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