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관전 포인트 세 곳...중구·용산구·인천시 금고지기 향방은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시금고 쟁탈전에 이은 구(區)금고 쟁탈전에서 우리은행이 도봉구와 구로구 금고 열쇠를 지키면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지난 5월 103년간 맡아오던 서울시 금고지기를 신한은행에 넘겼으나, 자치구 경쟁에서만큼은 수성하겠다는 의지다.

당초 서울시 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이 25개 자치구 금고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시와 자치구간 전산 연계가 돼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그간 시금고를 운영하면서 신한은행이 맡은 용산구청을 제외한 24개 구의 금고를 함께 운영했다.

서울시 25개 구청은 올해 말 기존 금고 계약이 일제히 만료돼 하반기 중으로 새로운 금고지기를 선정해야 한다.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은 중구와 용산구다. 하반기 금고 선정을 앞둔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중 규모가 가장 큰 인천시 금고도 뜨거운 관심사다.

시중은행들이 시금고에 이어 구금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교부금, 지방세, 기금 등을 끌어들일 수 있고 세출, 교부금 등의 출납 업무를 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속 구청 공무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영업해 부수적으로는 고객 확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신한은행(왼쪽), 우리은행 본점. 사진=각 사

관전 포인트 세 곳은 어디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동구는 이날 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오는 21일에는 서대문구가 접수를 마감한다. 도봉구와 구로구는 최근 금고 운영 사업자로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도봉구 재정은 약 5500억원, 구로구는 약 6400억원이다.

이미 두 곳을 우리은행이 사수했지만, 구금고 경쟁의 승자는 ‘알짜’ 자치구의 금고 열쇠를 어느 은행이 쥐느냐에 달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본점이 있는 중구, 우리은행이 지난 4년간 유일하게 1금고를 맡지 못했던 용산구다. 특히 용산구의 경우 우리은행이 지난 2015년 신한은행에 빼앗긴 전력이 있다. 서울시금고 관리은행이 구청금고도 수의계약으로 넘겨받는 관행이 자치구별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바뀌면서 25개 서울시 구청 구금고 독점체제가 무너지게 됐다.

하반기 금고 선정을 앞둔 지방자치단체 중 규모가 가장 큰 인천시 금고는 신한은행이 지키고 우리은행이 도전한다.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일반·공기업특별회계 등을 다루는 제1금고가 8조5000억원, 기타 특별회계를 취급하는 제2금고는 1조원으로 수신고가 모두 9조50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 인천시 제1금고로 첫 선정된 이후 현재시금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06년 최초 금고운영 준비시 45일 만에 시스템을 준비해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신한, 우리, 구금고 쟁탈전서 가장 앞세운 것은

우리은행은 수년간의 기관영업 경험과 기관영업전략부 시스템영업팀의 전문인력을 내세운다. 13일 현재 서울 시내에 최다 408개 영업점과 1065개의 자동화기기점포를 운영 중이며, 1600여명의 금고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서울시 금고로 ‘25개 자치구 통합 수납시스템’과 별도의 ‘서울시 전산 수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24개 구청 금고 은행으로 국내 최초로 세입세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외부시스템과 연계된 통합전산시스템을 운영해 세출입 업무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 중이다.

신한은행은 시와 자치구간 전산 연계성을 최우선에 둘 방침이다. 전산 구축, 금고의 추가나 변경 과정에서 은행 간 시스템의 불일치, 납세항목별 수납은행이 달라지는 납세의 불편함 등의 문제를 생각했을 때 금고 운영의 지속성, 안정성, 효율성 측면에서 앞서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서울시 금고를 맡은 은행이 구금고까지 가져가는 것이 업계에서 불문율로 통했는데,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도봉구와 구로구 두 군데서 이미 열쇠를 뺏긴 것”이라며 “구금고와 시금고가 같은 전산을 쓰는 것이 업무처리가 쉬움에도 불구하고 구금고 은행이 달라졌다는 것은 출연금이 좌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강남구처럼 예산 규모가 1조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 출연금 액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