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이 개봉 14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최종 관객 수 1440만 명)의 흥행을 더해 한국영화 최초 ‘쌍천만 영화’로 등극했다. ‘신과함께2’는 개봉 첫날 124만6643명을 모으며 개봉일 역대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2일 하루에만 107만8015명을 모으며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달성했다. 3일째 300만, 4일째 400만, 5일째 600만, 7일째 700만, 9일째 800만, 11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프랜차이즈 영화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신과함께2’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를 알아봤다.

■ 전작의 후광효과..후속작 흥행으로

‘신과함께-인과 연’의 흥행은 전작의 성공에 대한 영향이 컸다. 1부 격인 ‘신과함께-죄와 벌’은 ‘명량’(1761만 명)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2위에 올랐고 2편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 역시 커졌다.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이 “1부는 2부의 예고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 역시 관객들의 궁금증을 키웠다.

뚜껑을 연 ‘신과함께2’는 대체적으로 전편 못지않은 호평을 얻었다. 저승 삼차사들의 천 년 전 과거가 하나하나 밝혀지며 스토리의 몰입도를 더했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영화 관계자는 “전작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다”라며 “스토리 역시 전편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며 흥행 이유를 꼽았다.

■ 엔터테이닝 무비 충실..10대부터 중장년까지 관통

‘신과함께’ 시리즈는 모성애와 부성애를 내세운 가족 영화다. 하정우는 “1부가 모성애였다면 2부는 부성애다. 관객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라는 점이 흥행에 한 몫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과함께2’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복수, 용서, 화해 등을 내세우며 전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전편에 비해 신파를 덜했다는 점 역시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눈에 띄는 신파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현세가 아닌 세 저승차사의 과거에 이야기의 중점을 맞춘 점이 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방학과 휴가철을 맞은 10~20대 관객들의 호응이 영화의 흥행에 힘을 실었다. CGV리서치센터가 ‘신과함께2’ 개봉 첫 날 관람객을 상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0대가 전체의 6.1%, 20대가 28.2%로 10~20대 관객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날 전체 영화 상영관에 든 10~20대 관객 비율(10대 4.6%, 20대 24.2%)을 넘어선 수치다. ‘3인 이상 관객’ 비율 역시 41.9%에 달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영화로 거듭났다.

뛰어난 시각특수효과(VFX) 역시 흥행 이유 중 하나다. 공룡, 곰, 늑대 등을 볼만한 CG(컴퓨터 그래픽)로 만들었고, 고려의 설원과 지옥 세트장 등 화려한 비주얼을 더해 엔터테이닝 무비로 거듭났다. 김용화 감독은 “시각적인 쾌감이 될 수 있는 재미를 부각하고자 했다”며 “어색하지 않은 크리처들로 즐거움을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니즘을 다룬 교훈적인 메시지와 시각적인 재미는 아시아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8일 대만에서 공개된 ‘신과함께2’는 개봉 첫 날 120만 달러(US달러 기준)의 수익을 올리며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했다. 올해 대만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역대 1위의 수치이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신과함께2’ 피해간 대작영화 덕?

‘신과함께2’는 일찌감치 개봉일을 8월 1일로 확정했다. 전작의 흥행과 인지도에 경쟁 영화들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고 결국 개봉일을 미루거나 앞당겼다. 실제로 ‘신과함께2’와 같은 날 개봉한 영화는 어린이 관객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헬로카봇: 백악기 시대’가 유일하다.

‘신과함께2’보다 6일 앞서 개봉한 강동원 주연의 ‘인랑’은 기대 이하의 흥행 부진을 겪었고, 당초 여름 개봉 예정이었던 송강호 주연의 대작 ‘마약왕’은 개봉을 겨울로 미뤘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탓에 ‘신과함께2’의 독주는 12일 동안 이어졌다. 지난 8일 개봉한 ‘공작’이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으나 장르와 타깃층이 다른 만큼 ‘신과함께2’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신들이 배려하는 ‘공작’이 되길 바란다”면서 “두 편 모두 흥행이 잘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